당초 사상 최대의 금융사 징계가 예고됐던 제재가 유보로 결론 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상정된 안건 15건 중 9건을 추후 심의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규모 제재가 예상됐던 KB금융의 경우 검사국의 보고와 함께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의 진술을 청취한 결과 추후 제재심에 다시 상정해 진술자에 대한 질의 응답 등 충분한 심의를 진행키로 했다.
KB금융은 도쿄지점 불법 대출, 신용카드 정보 유출 등 금융 사고와 주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된 내분 사태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에 대해 중징계 상당의 제재가 사전통보된 바 있다.
이번 당국의 제재는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이기도 하지만 현직 CEO들이 포함돼 있어 징계 수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무엇보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한꺼번에 징계를 받게 된 KB금융의 징계 수위를 놓고 금융권의 눈길이 쏠려 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내부 전산 시스템 교체 여부를 두고 갈등을 겪으며 금융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이후 도쿄지점 불법 대출과 카드 정보 유출 등 금융 사고가 일어난 뒤라 논란이 더욱 컸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이날 오후 4~5시경 금감원에 출석해 각자 소명 기회를 가졌다. 약 한시간 간격을 두고 임영록 회장, 이건호 행장 순서로 소명했다.
두 사람은 제재심의위 출석 직전 기자들을 만나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 사건의 무게가 무거운 만큼 이례적으로 금융위원회도 제재심의위에 참석했다. 제재 결정은 다음 달 열리는 제재심의위로 미뤄졌지만 당국 안팎에서는 두 사람에게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안건과 관련 "주전산기 전환사업 및 카드분사시 정보제공 관련 사항에 대하여 검사국의 보고와 함께 진술자의 진술을 청취했다"며 "추후 제재심에 다시 질의응답 등 충분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당국 관계자는 "문책 경고 이상을 받을 경우 경영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날 국민은행 노조는 금감원 앞에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만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동반 퇴진할 경우 최근 KB금융이 추진한 LIG손해보험 인수에도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