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올 초 증권사 직원의 권유로 삼성SDS 주식을 장외 매수했다. 장외시장은 거래소 밖에서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시장이다.
몇 달 후 A씨는 삼성SDS가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장외시장에서 14만원에 매수한 주식은 순식간에 24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주가가 오른 기쁨도 잠시, A씨는 상장 후 삼성SDS 주식을 매도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지 않을까 불안이 생겼다.
현행 소득세법은 비상장 주식을 장외에서 처분하면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반면 상장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하면 비과세를 허용한다.
그렇지만 비상장 주식을 매입 후 그 기업이 상장돼 장내 처분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세금 문제에 있어 혼선이 생길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는 대주주가 아닐 경우에만 양도소득세를 면제 받는다. 신규 상장 주식의 비과세 여부는 주식의 취득 원인과 방법보다는 장내 매매 여부 및 대부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면 대주주 여부는 어떻게 가릴까?
대주주 여부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서로 다르다. 유가증권시장은 주주 지분이 2% 이상이거나 시가 기준 보유 금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이며, 코스닥은 지분율이 4% 이상이거나 시가 기준 4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에 해당된다. 벤처기업 주식시장 코넥스의 경우 시가 10억원 이상을 보유하면 대주주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분율과 시가를 판단하는 시점이다. 신규 상장 주식의 대주주 판단 시 지분율은 상장 사업연도 중 한번이라도 기준을 넘으면 그 해에 대주주로 본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상장 직전 주식을 매수해 3.5%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그 해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 다시 지분을 줄이더라도 이미 대주주 요건을 충족한 것이 된다.
시가총액의 경우 결산일을 기준으로 적용한다. 직전 사업연도 말 주식의 시가총액을 정확하게 알아야 대주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상장 주식이라면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할 수 있지만 비상장 주식의 경우 종가의 기준이 없다. 따라서 순손익가치와 순자산 가치의 가중평균 방식을 이용해 산정한다.
그러나 일반인이 이를 적용해 시가총액을 측정하기가 쉽지 않으며 설령 가액을 확인하더라도 상장 시장에 따라 대주주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전 파악이 매우 어렵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실 이사는 "신규 상장 법인의 주식을 기업공개 이후 처분하려면 대주주 요건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이사는 "상장 시점에 지분을 초과해 보유한 투자자라면 상장 전 사업연도 말까지 일부 지분을 처분해 다음 해에 대주주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 상장 연도까지 거래를 피하고 대주주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매매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상장 예정 법인에 있어 대주주 여부는 지분율을 기준으로 예측하는 것이 현실적이나 초과 보유자는 일부 극소수일뿐이다.
A씨의 경우 장외에서 매각하면 약 60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20%의 세율에 의해 12억원을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상장 이후 매각하면 대주주가 아닌 경우에 한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