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대통령 심기 아닌 유가족과 국민들 바라봐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해양경찰청의 보고 중 여야 위원들 간 설전으로 새누리당이 회의 '보이콧'에 들어가면서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야당은 새누리당을 향해 "정부 무능을 가리려는 물타기"라며 국조 속개를 압박했다.
세월호 국조 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바라봐야 할 것은 대통령의 심기가 아니라 죽은 생명들을 가슴에 묻고 국조를 지키고 있는 유가족과 TV로 지켜보는 국민들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이날 공개된 해경-청와대 간 사고 당일 통화 녹취록에서 청와대가 해경에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하면서 "VIP(박근혜 대통령)가 영상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녹취록이 있나"라며 "같은 녹취록을 같이 보고 있는데 이런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 의원의 강력한 항의에 김 의원은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고 사과했지만 새누리당은 김 의원의 특위 위원 사퇴를 주장하며 사퇴할 때까지 회의 '보이콧'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김현미 의원은 "새누리당 위원들께 호소 드린다. 오전 회의에서 김 의원이 자신의 의견을 녹취록 내용과 섞어 말하면서 실수를 했다. 그 내용을 정정하고 사과했다. 저도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겠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건 진상을 밝히려는 정치인들의 겸손한 자세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을 시인하고 사과한만큼 국조 회의장으로 돌아와 달라.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촉구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보이콧' 배경에 대해 "오늘 새벽에 녹음 파일이 공개됐을 때 이런 내용을 상상 못 했을 것이다. 4월 16일 대한민국 컨트롤 타워라는 청와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너무 리얼하게 낱낱이 드러났다"며 "이 문제가 중심돼서 국조가 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어떠한 경우에도 대통령을 이야기하는 것만은 막아야한다는 충성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조속한 국조 회의장 입장을 기다리겠다. 제발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보고 함께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허영일 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을 향해 "세월호 녹취록 파장에 대한 물타기를 중지하라"며 국조 회의 속개를 촉구했다.
특히 허 부대변인은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을 향해 "유가족에게 막말을 하고,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침소봉대하여 국조특위 회의를 중단시킨 것은 녹취록 공개로 인한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함이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물타기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이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것은 새누리당이 세월호 사태의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는 없고 오로지 대통령을 보호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월호 국조특위를 대통령 방탄 특위로 변질시키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을 보호할 때가 아니라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자숙해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