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판매 '여전'…동양사태 잊은 듯
차명계좌로 주식·선물 매매하기도
"관행적 위법행위, 광범위하게 발생"
투자자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거론되던 '운용보수 차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펀드 및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점검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박영준 금감원 부원장은 "자산운용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대규모의 국민자금을 운용하고 있어 대형 금융사고 예방 및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불법행위 등의 선제적 척결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금감원 점검결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펀드·일임재산의 운용서비스 수준이 투자자간 크게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운용보수에서 차별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계열사에는 10bp, 기관투자자는 20bp, 개인에게는 60bp를 운용보수로 받는 식이다. 이는 현행법상 명백한 위법이다.
박영준 부원장은 "합리적인 기준 없이 투자자간 운용보수율이 차이가 나는 등 고객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관리체계가 미흡했다"며 "현저히 낮은 계열사 운용보수로 발생되는 역마진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보수비용을 높이는 구조가 형성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양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판매 관행은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엽 금감원 부원장보는 "30개 금융사의 181개 점포에서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한 결과 종합평가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투자부적합 상품에 대한 판매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투자자보호 보다는 서류상 판매근거 확보에 치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품의 위험성 별로 투자설명서 색상을 달리하고, 해피콜(판매 후 사후점검) 확대 등 동양사태 이후 도입된 불완전판매 종합대책이 현장에서는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진 등 임직원의 탈법행위도 만연했다.
자산운용사의 임원 뿐 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까지도 미신고계좌나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과 선물 등을 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다수의 임직원들이 의도적으로 매매내역을 은폐했고 일부는 펀드 운용정보를 선행매매 등 불법행위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지적사항에 대한 제재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
더불어 '업무관행 정상화 TF'를 구성해 부적절한 업무관행 개선방법을 마련하고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 스스로의 개선을 유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