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권한·구성 놓고 與와 이견
여야와 청와대는 지난 10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오는 16일 6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핵심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원회의 구성과 권한을 놓고 새누리당이 야당안과 가족대책위가 마련한 안에 대해 반대하면서 협의가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 새누리당은 조사위에 자료제출 요청권한만 허용할 뿐, 야당이 제시한 특별사법경찰관 권한 강화와 가족대책위가 주장하는 검사권한 부여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조사위 구성 인원과 의결정족수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15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특히 전날(14일) 선출된 '김무성 지도부'를 향해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압박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로 세월호 참사 91일째다. 유가족들이 국회 앞마당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계시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 무엇이 두려워 성역 없는 조사를 막으려 하는가.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시키겠다고 합의하지 않았나. 대통령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지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역 없는 조사 반대가 아니라면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 진실이 밝혀져야 책임 규명이 되고 국가 대책이 만들어진다. 성역 없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전례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책임지는 자세 없이는 국가 혁신이라는 구호는 구호에 끝날 것이다. 국가 혁신은 바로 진상규명에서 시작된다"고 거듭 압박했다.
특히 김한길 공동대표는 전날(14일) 새누리당 새 지도부가 선출된 것을 축하하면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향해 "세월호 특별법부터 (처리해) 성역 없는 진상조사의 의지를 밝혀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을 겨냥,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새누리당과 집권세력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두려워하고 있다.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며 "진실을 알아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내일 본회의 처리를 못하면 집권세력은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여야 원내대표와 대통령이 합의한 것은 내일 본회의 처리였는데, 오늘까지 진척된 사항이 없다. 이게 반성의 눈물이고 국민 앞에 다짐한 책임의 자세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박원석 공동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 "다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같은 참사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3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진상규명특별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유족들의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청와대에서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족의 의견'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그 말을 실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지도부를 향해 "신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사고 초기부터 여당에서는 처음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했고, 대통령비서실의 책임도 언급한 분이다. 이제 대표가 되셨으니 유족들의 세월호 특별법 입법TF 참관마저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입장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