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대책위, 野지도부 향해 "우리 대변해달라"
김한길, 김무성에 직접 전화 '담판' 회동 제안
여야 원내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이 약속한 16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사실상 어렵게 되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가 야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며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이날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의 제안으로 여야 지도부는 세월호 특별법 담판회동을 열기로 합의했다.
현재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3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전날(15일) 도보행진으로 안산을 출발, 국회에 도착할 예정이다.
유가족 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국회 본관 앞마당 단식 농성장에서 가진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전날 여야 세월호 특별법 TF에서 발표된 보상 및 배상 합의부분에 대해 "우리가 애들 의사자 만들고 공무원 가산점 받으려고 이러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대변인은 "합의 안 된 거 우선 미뤄놓고 합의해 나머지 이끌겠다는 취지로 들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일 때 '유가족들이 그럼 그렇지, 그런 거(보상) 받으려고 저렇게 하는구나. 돈 더 받고 애들 학교 보내려고 세월호 특별법 세게 지른 거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좋은 뜻에서 특별법 만드는 것이라면 그런 억울한 오해 안 받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발표 안하면 되지 않나"라며 "열심히 하지만 뭐가 급한지 야당이 공감을 안 하신다는 이야기다. 공감하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며 보상 및 배상에 치우진 합의 발표에 분노했다.
한 유가족은 "특례의사자 요구하지 않는다. 저희 유가족은 잘못한 청와대부터 권력 기관까지 기소권을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새로 됐는데 오늘이라도 만나 목을 잡든 뭘 하든 우리를 대변해주는 게 야당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한 일반인 피해자 가족은 김-안 대표를 향해 "새누리당보다 새정치연합이 소수다. 우리 일반인 피해자들도 소수다. 그럼 소수인 일반인들 돌아다 봤나. 너무들 한다. 우리도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잃었다"며 섭섭함을 나타냈다. 한 어머니 유가족도 "열 달 동안 내 배속에서 품은 내 새끼다. 엄마아빠 마음으로 해 달라. 믿고 기다리겠다. 제발 실망시키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의 분노와 항의에 김 대표는 "제1야당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다. 유가족 아픔에 대해 어떻게 보답할지 당 안에서는 치열하게 여당과 싸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책임자에게 제대로 책임 물을 일"이라며 "저와 안철수 대표는 새정치연합 대표로서 모든 것을 걸고 세월호 특별법을 관철하겠다. 다시 한 번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박 원내대표는 "가족분들의 아픔 마음을 잘 안다. 하지만 철저한 진상규명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누구겠나.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유가족들이 원하는 철저한 진상규명 문구가 합의가 안 되는 것"이라며 "기소권을 요구하고 새정치연합은 최소한 수사권을 주장하는데 제일 반대하는 사람들이 누구겠는가"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한편 김 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 이날 오후 5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지도부와 세월호 특별법 TF 여야 간사 간 회동을 가지기로 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홍일표 세월호 특별법 TF 간사가 참여하고 새정치연합에서는 안 대표와 박 원내대표,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와 전해철 TF 간사가 참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