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17일 오전에 각각 열리는 이사회에서 조기통합 안건을 긴급발의로 올려 논의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날 오전 8시에, 하나은행은 오전 10시에 이사회를 열 예정이며, 당초 이날 주요한 안건으로 올라온 2분기 실적 보고 이외에 조기통합 추진 안건을 긴급 발의하는 형식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3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이제 통합 논의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밝힌 이래 불과 15일만에 이사회에서 조기통합 논의가 구체화되는 것이다.
앞서 하나은행 50명, 외환은행 34명을 포함한 하나금융 그룹 전체 임원 135명은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임원 워크숍을 갖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사내인트라넷을 통해 "2.17 합의에 명시한 2017년까지 무작정 (양행의 통합을)기다리기 보다는 지금 논의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현재 외환은행 노조에서는 노사정 합의 내용의 파기를 전제로 한 모든 통합 논의를 거부키로 하며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영진들은 이사회에서 조기통합시 연간 약 3121억원(세전기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3년 빨리 조기통합을 이룰 경우 약 1조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사회에 조기통합의 당위성을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오늘 조기통합 안건이 긴급발의로 올라간 것으로 안다"며 "조기통합은 두 은행의 노사 합의를 거쳐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사항으로 사전에 이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논의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오늘 이사회의 조기통합 논의는 사안의 중대성으로 인해 공시를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노사정 합의를 파괴하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비전스쿨에 참여토록 독려해 조기통합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지점장에 대해 사유서를 제출토록 강제하는 등 여론 조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나온 조기통합에 대한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여론 조작으로 조기통합을 합리화시키는 하나금융에 대한 투쟁 강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