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농민 생계 위협"…정의당 '국회 공론화' 촉구
정부의 내년 쌀 시장 전면 개방 방침에 대해 여당은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한 반면 야당은 "정부의 일방적 독주"라고 비난했다.
18일 오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관세화가 불가피하고도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쌀 시장 전면 개방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체결 이후 20년 동안 미뤄온 쌀 시장이 내년부터 전면 개방될 전망이다.
이에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쌀 관세화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지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정부 입장을 옹호했다.
민 대변인은 "시장 개방을 더 이상 미룰 경우 우리나라가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이 올해 40만톤에서 앞으로 최고 82만 톤으로 배 이상 늘어나 재고와 각종 재정적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고 한다"면서 "또 향후 WTO 회원국들과의 협상에서 쌀 이외 다른 품목의 관세 인하와 검역 기준 완화 등 상당한 양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WTO를 상대로 쌀 관세율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대한 높은 관세율 부과를 관철시켜 국내 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며 "뿐만 아니라 정부는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는 우리 농가의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 김포시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는 여론에 귀를 닫고 탁상행정을 즐긴다"며 "농민과 국민에게 제대로 된 설명 한 번 없이 쌀 시장 개방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독주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쌀 관세화 논의를 위해 여야정과 농민단체의 4자 협의체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면서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라 내용을 공론화하고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쌀 전면 개방 선언은 김포시 농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농민을 지키는 정당이냐, 농민을 버리는 정당이냐를 김포 농민이 선택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정부의 쌀 시장 개방 선언에 대해 "기습 선언"이라며 "국민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70%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정부 마음대로 일방적 통보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의무수입물량을 2배 증량해야 한다는 거짓 배수진을 치며 어렵게 얻은 쌀에 대한 '특별대우 지위'를 협상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정해진 공식에 따라 계산하여 공개하여야 할 '쌀 관세율'은 제시하지도 않고, 미국 등 관련국과 밀실에서 관세율을 논의하며 농민과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는 조속히 '쌀시장개방대책특위(가칭)'를 구성하여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의 입장이 타당한지 검증하며 관련 법령의 개정을 논의하여야 한다"며 "쌀 수입자유화는 '조세법정주의'에 따른 관세율을 정하는 문제이자, 60여 년간 법정제도로 유지해온 '쌀 수입허가제'의 존폐 여부를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응답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