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전…2분기 순이익 전기比 하나 0.7%↓ 외환 253%↑
위기 우려하던 하나금융지주 순이익도 116.6% 수직상승
최근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논의가 용강로처럼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지난 3일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 "이제 통합 논의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운을 뗀 이후 불과 2주만에 조기통합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로 떠올랐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위해서는 더이상 늦출 수 없고 최근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외환은행의 실적을 봤을 때 위험신호가 벌써부터 왔다는 것이 조기통합을 2년반 앞당겨 진행하자는 논리의 핵심이었다.
하나금융이 발표한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1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0.9%, 지난 1분기 대비로는 116.6% 증가했다.
더구나 최근까지 실적 악화로 그룹 내에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던 외환은행은 연결기준으로 3195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거둬 전년동기 대비 63.4%의 성장을 이뤄냈다.
하나은행은 5562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나타냈는데 전년동기 대비 61.5% 늘어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외환은행의 반전이 놀랍다.
하나은행이 올해 1분기 2790억원에서 2분기 277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오히려 0.7% 순이익이 감소한 반면 외환은행은 1분기 705억원에서 2분기 2489억원으로 무려 253.0%의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오히려 1분기 실적 하락으로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원인은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등으로 인해 충당금을 쌓게 된 원인이 가장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당금이 안정화되면서 경상이익이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수익성에 있어서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차이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경우 2분기에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이 1.50%로 전분기 1.47%에서 0.3% 개선됐지만 외환은행의 경우는 0.3%가 감소한 2.04%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외환은행이 NIM에서는 하나은행보다 우위에 서 있다.
또 하나금융 전체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분기 3.89%로 바닥을 찍고 2분기 6.06%까지 치솟았다. 이는 2년 전인 2013년 2분기 6.17%의 수준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2분기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오히려 하나은행(1.33%)이 외환은행(1.27%)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좀처럼 순이익이 개선되지 않으며 경쟁은행인 신한은행에 대비해 하나와 외환은행은 약 1.5배 빠른 속도로 이익 기반이 훼손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도 1조6220억원에 달했던 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013년도에 3600억원으로 급감한 것이 하나은행이 꾸준히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6550억원으로 줄어든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낙폭이 유난히 커보이는 것은 2011년 실적에 현대건설 지분매각(8756억원) 등 1회성 요인이 많았기 때문인데 이를 다른 연도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최근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은 양행 경영진은 물론 이사회의 동의까지 받은 채 마지막 관문인 노조와의 협의를 남겨둔 상황이다.
하지만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직(職)을 걸고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대화 파트너인 노조에서는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 노사정 합의서를 위반하는 통합논의에 대한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