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지문 확인, 경찰 내부서도 반론…제2의 조희팔 사건 되나

'유병언 지문 확인, 조희팔, 경찰 내부서도 반론'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지문 확인 등을 통해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의혹이 많아 과거 의문사로 끝난 '조희팔 사건'이 다시 조명됐다.

22일 오전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순천경찰서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12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회장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최초 발견 시 이미 80% 가량 반백골화가 진행될 정도로 심하게 부패된 상황이라 지문 채취가 곤란했으나, 이후 변사체를 냉동·건조시켜 오른손 2번째 손가락(검지)에서 지문을 채취할 수 있었다. 이 지문은 유병언 전 회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사체에서는 구원파 계열사의 스쿠알렌 병과 유 전 회장의 옥중자서전 문구가 적힌 가방, 고급 의류도 함께 발견돼 경찰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앞 뒤가 맞지 않는 정황이 있어 경찰 내부에서도 반론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25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도피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이 18일 만에 반백골화된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단 주장이다. 이는 변사체가 발견 당시 백골이 드러나고 머리카락이 분리될 만큼 부패 정도가 심해 신체 형태로만 봤을 때 사망한 지 6개월 정도 지났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신체적 특성이나 체구 확인 과정에서도 다른 점이 많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유 전 회장의 가방에 소주 2병과 막걸리 1병이 들어 있던 점도 의문으로 남았다.

주변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 4월까지 검은 바바리 차림으로 현장 주변을 배회하던 노숙자를 자주 봤으나, 최근엔 목격하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발견자 박모 씨 역시 "행색을 보니 노숙자 같았고, 경찰도 노숙자로 보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사건과 비슷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불법 판매업체를 차린 채 의료기 임대사업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 3만여명에게서 4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가로 챈 사기꾼이다. 그는 2008년 수사당국을 뿌리치고 중국 밀항에 성공한 뒤 조선족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살았다.

경찰은 2012년 5월 "조희팔이 중국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으며 국내로 유골이 이송된 뒤 화장됐다"고 발표했으나 국과수는 DNA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중국에서 조희팔에 대한 목격담이 잇따라 등장해 위장 사망 의혹이 불거졌다.

유병언 지문 확인, 조희팔 사건 재조명, 경찰 내부서도 반론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병언 지문 확인, 수사가 투명해야 한다", "조희팔 사건 재현인가", "경찰 내부서도 반론, 믿을 수가 없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