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안타까움 담긴 '세월호 십자가'와 함께 로마로

'교황 세월호 십자가'

방한 일정을 소화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에게 받은 '세월호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갈 예정이다.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 생존 학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보냈다.

세월호 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미사 뒤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 학생 36명이 오늘 미사에 참석했고, 이들 중 10명이 미사 직전 교황을 제의실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도록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의회가 나설 수 있도록 해달라"라는 말과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의 아버지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달라"라는 유가족의 요청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에서 대전까지 약 900km 거리를 노란 리본이 달린 십자가를 메고 걸어온 세월호 희생자 아버지 김학일 씨가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며 "이 영혼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달라"고 부탁하자 교황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십자가'로 알려진 도보 순례단의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면담이 끝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가족이 준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해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교황은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참사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 국가적인 대재앙의 결과로 지금도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다"라며 "모든 한국인을 고통받게 한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황 세월호 십자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교황 세월호 십자가, 감동적이다", "세계가 기억해주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