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정기국회 역할 해야…내년 예산안 등 처리"
야 "추석 전 세월호법 합의가 국회 정상화의 길"
내년도 예산안 등을 심의 의결하는 정기국회가 1일 시작됐지만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국이 점점 경색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거듭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야당을 향해 국회 정상화를 압박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을 향해 추석 전까지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하는 것이 국정 정상화의 길임을 분명히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 때는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내년 예산안을 심사 의결하며 국민을 위해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기국회 때 할 일이 정말 많다. 밤잠을 자지 않는 국회가 돼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다"며 "특히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더욱 막중한 임무를 직시하고 엄중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야당도 정기국회만큼은 정상적으로 임해야 된다"며 "그동안 세월호 특별법 입장도 4개월 넘게 충분히 전달했으니 정기국회에서는 헌법과 국민이 부여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게 국회의 사명이고 존재의 의무다. 국민이 외면하는 장외투쟁을 접고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불신과 실망을 줘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 함께 세월호 교훈을 담아낸 특별법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를 믿고 정기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옛날에 ‘놀고먹는 대학생’이라는 말이 있었다. 요즘 '놀고먹는 국회의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한마디 반박도 변명도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국회의원만 할 수 있는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법안심의 의결과 예산심의 의결이다. 최소한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 값에 기본적인 것인 두 가지만이라도 국회가 충실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추석 전까지 이끌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전날(31일)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3차 협의가 안되면 4차·5차 협의로 성의 있게 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의견일치를 이루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야당이 표결에 참여하면 된다"고 한 발언에 대해 맹비난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별법과 관련해 "갖은 비난을 받으면서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만을 위해 말을 참고 인내하고 있다. 어제 유가족 대표들을 만나니 지금 서로 자기 아이라며 주장하는 솔로몬 재판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다면 아이를 포기한 엄마의 심정으로 뒤에 서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오후 예정된 새누리당과 유가족 대표단의 3차 면담에 대해 "새누리당은 유가족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마라. 진심으로 대해 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더 이상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입법을 '반(反)정부 운동'이라고 말하는 새누리당 태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추석 전 해결을 못하면 정국 파행과 국민의 실망은 정치권 전체를 삼킬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김 부대표의 발언과 관련, "오늘 (유가족 면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4,5차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김 빼기'를 하고 있다"며 "유족과 새누리당이 일치하면 '야당은 표결에만 참여하면 된다'고 막말까지 했다. 민심은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세월호를 지우고 싶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단히 오만불손하고 몰염치의 극치다. 여당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이 있다면 더 이상 유가족과 국민을 상대로 갑의 횡포를 부리지 마라"며 "유가족과의 면담에서 유가족들이 공감하는 해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 추석 전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하는 게 정국과 국정 정상화의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금도를 넘어선 오만한 발언"이라며 "새누리당이 입법과정에 야당이 필요 없다는 논리라면 정부가 시급하다던 경제 법안은 이해 당사자인 재벌총수와 협의해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