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수사·기소권 부여 반대입장 고수
이완구 "유가족 통일된 입장 뭔지 판단 어려워"
새누리당은 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과의 면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 "유가족들의 통일된 입장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유가족들의 여당 공격을 이해하기 어렵다" 등 싸늘해진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일부 의원은 "안타깝다"면서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유가족과의 3차 면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에 대해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유가족 입장을 최대한 대변하겠다는 자세를 반드시 견지하겠다"면서도 "유가족이 일반 유가족과 단원고 유가족으로 나뉠 수 있는데 통일된 입장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성 문제도 여러 입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족들의 법률자문 등을 돕는 시민단체들을 겨냥 "외부에서 조력을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조력하시는 분들과 유가족 생각이 어떤지, 대화를 하면서 정리가 잘되지 않아 힘든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야당 내 의견이 다양한 것 같다. (재협상안이) 추인이 보류되고 있어 야당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공식적으로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진상조사위 위원 추천과 특검 추천 여당 몫 2인 유가족 사전 동의를 담은 기존 합의안에 대해 "진상규명에 부족함이 없고 헌법체계에도 맞다. (하지만) 특검추천권을 주는 것은 위헌 가능성이 높다"며 "결코 아량이 적어 여당으로서 포용 없어 그런 게 아니다. 양보할 성격이면 양보하지만 양보할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유가족 측이 주장하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 부여 문제와 관련, "(유가족 측에) 수사·기소권을 계속 주장하면 대화할 수 없다고 말했고, (유가족 측이) '그럼 우리가 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어제 날짜로 잡은 것이다. 그동안 말을 바꾼 적이 없다"고 전날 유가족 측의 항의에 해명했다.
이어 "근데 우리 주장이 달라진 것처럼 '언론 플레이한다'고 저희들을 공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부대표는 "분명하게 수사·기소권을 조사위에 귀속시키자고 주장한다면 대화가 안 되니 전향적으로 이야기해보자고 했는데, (유족 측은) 도리어 우리에게 '전향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된다. 왜 불렀느냐'고 했다"면서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복수의 언론인들로부터 이 기회에 특검 추천권을 유가족이 가질 수 있도록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어제 반발)한 것이라고 들었다"며 "유가족 대책위가 진실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해야지 만약 수사·기소권을 협상 수단으로서 이야기한다면 대화가 잘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세월호 특별법 여야 TF팀의 여당 간사였던 홍일표 의원은 "저는 그동안 협상에 같이 참여해왔기 때문에 대화가 얼마나 어려울지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협상팀에서 나와 밖에서 쳐다보니 국민들로서는 여당과 유가족의 대화에서 꽉 막힌 정국을 풀 실마리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게 잘 이뤄지지 않아 실망도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최고의 민생은 국회에 있다. 국회를 외면한 야당을 국민이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는 여당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못 마땅해 한다"며 "당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유가족 면담 다음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끝난 게 안타깝다. 대화는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며 "모든 국민들은 한 발짝씩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 국회 정상화 목표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유연한 자세를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