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독상임위 개회 박차…野 세월호법 강온 의견 여전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20여일이 지난 22일 새누리당은 국회정상화를 압박하고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문희상 비상대책위 체제를 출범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제1 과제로 삼았다.
국회 공전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이날 오후 4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여야 입장이 주목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 공전이 20일을 넘었고 국정감사와 예산안 등 처리에 대한 야당의 입장과 역할을 감안하면 국회의장이 정한 일정을 존중하는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라는 국민적 요구에 맞게 국회정상화를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며 "물리적으로 12월2일 예산안을 처리하려면 최소한 9월26일에는 본회의가 돼야 한다.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야당의 비대위원장, 비대위원 모두 구성됐기 때문에 이제 여야가 협상을 통해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할 상황이 됐다"며 "(26일) 본회의 이전까지 여야가 합의해 함께 민생경제법안부터 처리하는 국회 정상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국회선진화법이 정한 12월2일 정부예산안 통과는 변경될 수 없는 확실한 약속"이라며 "이러다간 내년 예산 심의가 부실해 졸속에 그칠 확률이 높다. 야당은 근거없이 언론을 통해 비평을 할 게 아니라 빨리 국회에 돌아와 예산 심의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야당은 정부 예산안을 근거없이 비난만 하지 말고 하루 빨리 예산 심의에 동참해야 한다"며 "야당이 빨리 국회에 들어와 쓸 데 없이 누수되는 예산을 정확히 챙기는 게 불필요한 증세를 하지 않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이날부터 단독국회 의사일정 수순을 하나씩 밟아 나갔다. 오전 단독으로 소집 요구한 국회 교육문화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임위 활동을 재개한 것. 비록 새정치연합 소속의 설훈 위원장이 개회 1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지만 새누리당은 다른 상임위도 금주부터 단독국회 운영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문희상 체제의 첫 비대위 회의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첫 번째 과제로 천명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강조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유가족이 동의하는, 최소한 양해하는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최소한 양해하는' 수준에 대해서는 2차 합의안인 특검 위원 추천 여당 몫 2인을 사전동의하는 것에서 나아가 유가족이 추천한 특검 위원을 새누리당이 임명하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진상조사위 수사-기소권 부여문제는 타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인 문재인 의원도 "(수사권·기소권 부여를 반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야 한다"며 '유족의 동의'를 전제하면서도 "유족들이 수사권·기소권을 양보하면 새누리당은 특검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보장할지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시시구'(唯是是求· 오로지 올바른 방법으로 올바름을 구함)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힘 있는 사람이 양보하는 정신으로 세월호법은 해결돼야 한다"며 정부여당의 양보를 강조했다.
하지만 정세균 의원은 "야당에게는 손해 보거나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운명처럼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는데 세월호 진상규명도 이 범주에 속한다"며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분명한 입장이 확인된 만큼, 이제 선명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고 김근태 고문계인 민평련 소속의 인재근 의원도 "세월호 특별법과 국회를 식물 상태로 만든 건 청와대"라며 "청와대의 도발에 본때를 보여야 대한민국의 삼권분립과 민주주의가 옳은 길을 걷는다"고 가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