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의 세종시 위장전입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입신고까지 한 세종시 소재 총리공관보다 서울 삼청동 소재 총리공관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9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국무총리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총리는 세종 총리공관에 전입신고를 마친 지난해 3월5일부터 올해 7월말까지 해외 일정을 제외한 전체 국내 숙박 359일 중 262일(73%)을 서울공관에서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세종공관에 머물렀던 97일 중 27일은 주말이어서 평일 중 세종공관을 이용한 기간은 70일에 불과했다.
국무총리실은 정 총리의 서울공관 체류에 대해 청와대일정(32일), 서울청사회의(51일), 수도권행사(91일), 기타 서울일정 및 지방행사 준비(88일) 등 262일 모두 '불가피한 업무'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단순히 서울에서의 일정과 행사들이 서울숙박의 사유라면, 서울로 출장을 오가는 일선의 공무원들도 서울숙박을 해도 되느냐"며 "이러한 총리실의 해명은 일정을 핑계 삼아 서울에서 체류한 것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정 총리의 '두 집 살림'은 정 총리 자신의 발언과도 상충된다.
실제 정 총리는 지난해 4월 "외빈 접견이나 주요 행사 등을 세종시에서 개최해 세종시가 행정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부처 공무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당부한 바 있다. 여기에 올해 3월에도 "국무회의·국가정책조정회의는 물론 각종 외빈 행사를 서울이 아닌 세종에서 진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취임 후 올해 7월말까지 서울공관에서 86건의 공식·비공식 행사를 가진 반면 세종공관에서는 단 19건의 행사만을 열었다.
특히 서울에서 열린 86건의 행사 대부분이 '국정홍보 관련 간담회' '차관단 간담회' '페친과의 만남' 등으로 반드시 서울에서 열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곤란한 행사들이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한편 세종 총리공관은 토지매입비, 건설비 등 총 38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공관 유지비용도 지난해 기준으로 세종공관은 6억3000만원, 서울공관은 8억7000만원에 달하는 등 연간 15억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불가피한 업무라는 핑계로 국무총리조차 세종시에 머무르려하지 않는데 그 어떤 공무원이 세종시에서 지내겠냐"며 "서울공관을 매각하거나 민간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서울공관 유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세종공관을 적극 이용해 행정부 수장으로서 공무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