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세 3인방 전격 방문…여야, 정부 향해 '통 큰 결단' 주문
野 "남북관계 7년 암흑기 벗어날 절호의 기회"
여야는 6일 북한 권력 실세 3인방이 전격 방한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합의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 물꼬’가 트이길 희망하며 정부의 '통 큰 결단'을 주문했다.
특히 여당 지도부 일부와 야당은 천안함 사고 이후 이명박 정부가 취한 남북교류 제재조치인 5.24조치의 해제를 촉구해 눈길을 끈다.
앞서 북한 최고실세 3인방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는 지난 4일 인천 아시안 게임 폐막식을 명분으로 남측을 전격 방문한 후,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10월 말∼11월 초 남측이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 3인방의 방문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관련해 "이번 아시안 게임의 가장 큰 성과로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 아시안게임의 불은 꺼졌지만 남북대화의 불씨가 밝게 켜졌음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정부와 새누리당이 통 크게 노력하는 자세로 남북문제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남북 간 화해교류 협력은 확대해 나가되 국민안전과 생명, 안보는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의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남북 간 풀리지 않는 문제는 확실히 매듭짓고 각 현안마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태호 최고위원은 "우리도 통 크게 다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제 전제에 매몰되지 말고,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통 큰 정부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5.24조치 해제를 주장했다.
당 초재선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있는 쇄신 모임인 '아침소리'역시 이날 5.24조치와 관련해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요구를 지속하되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북한 정권이 한없는 고립과 내부 불안을 돌파하기 위한 전술적 차원의 결정이었다 해도 이번 방한을 계기로 긍정적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고도의 정치 행위이기 때문에 행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북한 권력 실세 3인방의 방문이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임을 강조하며 '통 큰 정부'를 주문했다. 5.24조치의 즉각적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나아가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협력 개선을 촉구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북측이 이렇게 대담하게 나올 땐 우리가 통 크게 화답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빗장부터 풀어야 상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 취해진 5ㆍ24 (대북제재) 조치를 과감하게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길도 다시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외교도 정치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하고 상대가 손을 내밀면 우리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지금은 남북관계 7년 암흑기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로,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남북 모두 어렵게 살아난 화해 분위기를 시골집 며느리가 아궁이 불씨를 살려내듯 이어가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남기를 바란다. 통일 대박의 꿈도 이루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발전의 첩경은 정상회담"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늦어도 내년 중에는 정상회담을 해야 임기 중 남북관계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이 정상회담으로 진전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잘 치러 남북관계 개선이란 첫 단추는 잘 꿰었고, 이제 두 번째 단추를 꿰어야 한다"며 "두 번째 단추를 잘 꿰도록 여당이 전향적으로 나서면 야당도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비대위원 역시 "무엇보다도 우리 정부가 박 대통령을 만나고 가라고 먼저 제의한 것은 참 잘한 일이었다고 평가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빠르면 빠를수록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나 동북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