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드는 가운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사이버 검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전날(13일) 기자회견에서 사용자들에게 사과하며 '감청 영장 불응' 방침까지 밝힌 데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다른 국내 모바일 그룹 메신저인 네이버 밴드의 사찰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정부비판에 대한 무분별한 SNS 검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실시간 감시나 감청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공세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4일 사이버 검열에 대해 "80년대 신군부정권의 보도지침을 능가하는 박근혜 정부의 공안통치 온라인 검열에 분노한 민심이 사이버 망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정부의 위협에 맞서 다른 나라 메신저로 망명하고, 해외로 뻗어가야 할 토종기업은 불의한 정부에 협력한 죄로 성난 민심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이것이 세계 1등 IT강국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고 박근혜 정부의 실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진심으로 충고 드린다.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신장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사이버 검열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9월 16일 '대통령 모독이 도를 넘었다'는 발표를 했고, 이후 18일 대검을 비롯한 유관기관이 대책회의를 하고 보도자료에 수시로 포털을 모니터링하고 허위사실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며 "대한민국 법에는 허위사실을 그냥 수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의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하고 이러한 허위사실 유포, 상시 모니터링은 어디에도 보장되지 않은 것인데, 법을 지켜야 될 법무부 검찰이 법을 어기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단호히 거부해야 하고 이것에 대해서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다음카카오 이 대표가 '감청영장 불응'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오죽하면 대표가 그런 말을 했겠는가“라며 "정부는 영장집행에 대한 정당성을 강변하기보다는 이런 사이버 검열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감청영장 불응 방침에 대해 "정부의 초법적인 사이버 사찰에 대해 이제 업계마저 강하게 반발하며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이런 발언까지 나왔겠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전날 법사위 국감에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가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표현에 대한 오해'라고 한 것에 대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황당한 발언"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사찰공화국, 감시공화국을 만들게 아니라면 초법적인 사이버 통제, 실시간 사찰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겸허히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근거도 없는 야당의 추측성 의혹 제기에 유감을 표하며, 국민의 불안을 조장하고 사이버 망명을 부추기는 아니면 말고 식의 행태를 지양하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카카오톡은 하루 평균 메시지 전송건수가 60억건을 넘고 실시간 감시나 감청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그럼에도 야당은 지속적으로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밴드 검열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밴드업체는 밴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통신비밀보호법에 의거, 당사자 본인의 로그기록은 제공하되 법상 근거가 없는 대화 상대의 인적정보 및 대화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고 경찰에 회신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