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태, 회장·행장 선임에 관한 지배 구조 없어 발생
최근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후진국형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주인 없는 은행'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 주최로 14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KB금융 사태로 본 위기의 한국금융 : 현주소와 발전방향' 주제의 세미나에서 전삼현 숭실대 교수는 "정부가 은행의 주인 역할을 하는 국가들의 금융산업 경쟁력은 후진을 면치 못하는데, 우리나라 은행도 사실상 정부가 주인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금융산업의 가장 중요한 기초산업인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의 주인 찾아주기'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실행방법으로 은행법상 은행주식 동일인 소유 한도와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지주회사 소유 한도의 상향조정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은행법상 동일인 주식 소유 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대기업 구분 없이 10%로 높이고 금융 전문성을 확보한 금융그룹은 20%, 은행지주회사에 대해서는 34%까지 한도를 허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주주총회 보통결의사항에 대해서는 동일인이 최소한의 의사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동일인 주식 소유 한도를 10%로 제한하고 있고 산업자본은 4%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은행과 지주회사에 '지배주주'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지배 구조의 현 주소와 발전 방향' 발표를 통해 "KB금융 사태는 근본적으로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 지주 회장과 행장의 선임에 관한 지배 구조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주주의 권리는 이사회를 통해 구현되는데, 현재는 경영진이 이사회에 대해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다 경영진을 통제하는 채널도 확보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지배 구조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