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세의 일부를 떼 내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주는 국고보조금제도가 지자체가 돈을 사용할 때 중앙정부의 간섭을 덜 받도록 포괄보조금 형식으로 지급되는 등 지급방식이 크게 바뀐다.
지금까진 국고보조금을 받은 지자체는 국가가 지정한 사업에 반드시 돈을 쓰도록 돼 있어, 지역특성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받아온 예산을 꼭 써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 및 낭비요인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재정세제팀은 6일 "국고보조금 지방이양으로 지방재정 자율성을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이 오늘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으로 확정됐다"며 "이번에 마련된 방안은 내년 예산부터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의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의 533개 국고보조사업에 대해, 163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로 완전 이양하고 126개 사업은 균형발전특별회계로, 나머지 233개 사업에 대해선 현재처럼 보조사업을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방으로 이양되는 사업 163개와 관련 예산 1조1천억원, 그리고 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관된 사업관련 3조6천억원 등 모두 4조7천억원의 예산은 별도의 목적제한 없이 지방자치단체에 일정기준에 맞춰 나눠주기로 했다.
국고보조사업은 국가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면 사업비의 일정비율을 국고에서 보조하는 것으로, 현재 지방도로 구조개선과 학생중식지원 등 533개 사업이 시행 중이다.
이번 정부의 국고보조금 정비방안에 따라 지방으로 이양되는 국고보조사업은 지방사무의 성격이 강한 복지, 사회간접자본, 교육관련 사업 등이며, 균특사업으로 이관되는 것은 지역개발성격이 강한 사회간접자본과 농림, 문화관광, 산업관련 사업 등이다.
이와 관련 혁신위 우병렬 재정·세제팀 과장은 "지방이양 대상 사업의 경우 관련 재원을 함께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라며 "돈의 쓰임새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주민의 수요와 지역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필요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균형발전특별회계 이관 대상 사업과 관련해선 "시·도별로 미리 총액한도를 정해 통보한 범위에서 지자체가 원하는 사업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사업은 중앙부처의 배분이 아닌 지자체의 선호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종전과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예산만 받아놓고 실제 실행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부의 이번 국고보조금 정비내용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은 각 지자체가 가장 잘 알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해 만들어졌다"며 "지자체장이 제도취지에 역행한다면 도입될 주민소송제 등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