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정부가 예산을 총액으로 나눠주면 각 부처가 부처별 개별사업 등 쓰임에 맞게 예산을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예산 총액배분 자율편성제도'가 도입 시행함에 따라, 정부예산 편성과정이 크게 바뀌게 될 전망이다.
지금까진 예산편성 때가 오면 각 부처는 개별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얻기 위해 고유업무를 제쳐두고 자금줄을 쥐고 있는 기획예산처나 국회로 뛰어야 했지만, 내년부턴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른 부처별 예산한도를 한꺼번에 배정 받도록 제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는 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제도하에서의 당정협의와 국회심의방식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 '국가재정운용계획 및 05년 예산편성관련 당정협의 계획'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기획예산처는 이날 보고에서 "종래에 예산안 작성 전단계인 예산안 편성지침시달(3월말)과 부처 예산요구(5월말) 당정협의는 의례적으로 실시됐다"며 "당정협의는 정부예산안 확정단계에서 관심사업의 추가반영 여부 검토위주로 운영돼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심의는 예결위 중심의 증액위주로 운영되면서 상임위의 역할보다는 예결위 계수조정 단계에서 실질적인 조정이 수행되었다"며 "이에 따라 당정협의, 국회심의단계에서 각부처 예산증액 경향이 있어왔다"고 보고했다.
기획예산처는 특히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의한 중장기적 재원배분체계 도입, 예산 총액배분 자율편성제도 시행으로 새로운 예산결정절차가 필요하게 됨에 따라, 당정협의 및 국회심의 일정·주체·방식의 변경이 필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예산처는 "행정부 내 뿐만 아니라 당·정간 국회심의과정에서도 국가 재정운용계획과 예산을 연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부처 자율편성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3월말 국가재정운용계획시안 및 부처별 예산요구 한도 설정 시부터 각 단계별로 실질적인 당정간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처는 그러나 "금년에는 일정상 차질로 예산요구 잠정한도 설정 및 부처자율편성 후 7월중 당정간 협의를 실시하도록 하겠다"며 "국회심의과정에서 정부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 설명·대처할 것"이라며 보고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