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달군 국정감사, "쫌! 잘하그래이"

"부산국세청 세정지원 실적 향상 필요하다" 지적

자욱한 안개와 함께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 21일.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광역시와 경남지역 세정을 총괄하는 부산지방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30여분 가량 동안 진행된 부산국세청 국정감사는 여느 지방국세청 국정감사와 마찬가지로 따끔한 '호통'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는 따뜻한(?) 조언의 빈도가 더 높았다.

□ 인색해진 '인심'…"세정지원 늘려라" = 부산국세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려운 납세자들을 돕는 차원에서 세정지원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과 류성걸 의원이 '타석'에 나섰다.

실제 지난 2012년 9만1062건, 1조4319억원 규모였던 부산국세청의 세정지원 실적은 2013년 4만8009건, 1조436억원 규모로 크게 줄었다. 2009년~2012년 기간 동안 평균치(8만5061건, 1조7735억원)에도 크게 밑도는 실적이었다.

올해 상반기(1월~6월) 기간 동안에도 2만9803건, 5499억원 규모의 세정지원 실적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성린 의원은 "세수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시름하는 납세자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납세자 지원책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성걸 의원도 "지난해 지방국세청별 분야별 조직성과평가 현황을 보면 부산국세청은 조사와 세원관리 등에서 탁월한 능력(6개 지방국세청 중 1위)을 보인 반면, 납세자를 위한 서비스는 가장 저조한(6개 지방국세청 중 6위) 것으로 나타났다.

류 의원은 이어 "세무행정에 대한 국민신뢰를 잃을 수 있는 세금 과소·과다부과를 줄이고 납세서비스와 세정지원은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원정희 부산국세청장은 "실제로 지난해 세정지원 실적 감소한 것은 맞다. 기본적으로 세정지원은 납세자들의 신청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올해 이 부분에 대한 홍보 등을 잘 해서 상반기 결과는 늘었고 앞으로도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 금품비리 질타… =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부산국세청 소속 직원들의 금품비리 징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은 "지난 2009년~2013년 기간 동안 부산국세청 직원 중 징계를 받은 직원수는 105명이고 이중 48명(45.7%)이 금품수수로 인해 징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부산국세청의 금품수수 징계비율은 같은 기간 국세청 전체 금품수수 징계 직원 비율 37.3%보다 8.4%p나 높은 수치이며 6개 지방국세청 중에서도 2위에 해당한다(1위 서울국세청 47.3%)"고 덧붙였다.

들이닥치기식 세무조사(현장조사)를 줄이고 간편조사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국세청 전체적으로 현장조사 건수가 2009년 대비 3000건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간편조사(성실신고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자료를 제출받아 실시하는 세무조사 형태)는 오히려 380건 정도 줄었다. 부산국세청도 2009년 대비 현장조사 315건 증가 대비 간편조사는 104건 줄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려운 지역경제 현황을 감안해 가급적이면 들이닥치기식 현장조사보다는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하고 현장방문은 최소화하는 간편조사를 현재보다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부산국세청장은 "현재 간편조사 확대와 관련해서 본청에서도 방안을 마련해 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간편조사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지난 20일 광주와 대전, 대구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세무서 신설' 요구도 어김없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해운대구가 부산에서 가장 개발이 활발한 지역이고 인구도 늘고 있다. 해운대 세무서를 신설해 수영세무서와 이원화, 세정활동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며 "해운대 세무서 신설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원 부산국세청장은 "해운대구민의 납세서비스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지역사회 여론을 취합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열심히 추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