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에 이른 단풍을 즐기려 산에 오르다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이 많다. 자신의 몸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등산할 경우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가을엔 쯔쯔가무시병, 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 출혈열) 등의 감염병 위험도 높으므로 등산할 때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등산 후 감기몸살 증세가 있고 피부에 가피(딱지)가 보이면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한반도 전역에서 발생하며 9~10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1~3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기침,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난다.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뇌수막염, 패혈성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예방백신이 없고 재감염 위험도 높으므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등산할 땐 가급적 긴 옷을 입어 진드기나 진드기 유충에 물리는 것을 막고 진드기기피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유행성 출혈열은 감염된 설치류의 분변, 오줌, 타액 등에서 나온 한타바이러스가 공기 중을 떠돌다 호흡기에 들어가 감염된다. 날씨가 건조한 10~12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2~3주의 잠복기 후 발열, 두통, 복통, 출혈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신부전이나 쇼크로 진행될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과 달리 예방백신이 있으며 조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근육이 긴장해 척추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등산 중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손상될 위험이 크다. 특히 하산할 땐 체중보다 2~3배 무거운 하중이 허리에 부담을 준다. 이로써 허리 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압박받으면 허리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등산 중 갑자기 허리통증이 발생할 경우 무리하게 산을 내려오기보다는 구급요원이나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허리통증 부위에 얼음찜질을 하면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다. 단 통증 부위를 주무르거나 마사지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등산할 땐 평소의 절반 속도로 천천히 걷고, 내려오는 길에는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배낭 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는 게 좋다. 등산화는 너무 죄거나 큰 것을 피해야 한다. 등산 전용 지팡이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므로 허리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등산 후 허리통증이 지속될 땐 이완추나, 강척한약, 침, 약침 등을 사용한 한방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김기옥 모커리한방병원장은 “허리통증엔 요추의 마디마디를 하나씩 세밀하게 밀고 당겨 부드럽게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추나가 효과적”이라며 “이 치료법은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히고 근육과 인대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헬스오 박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