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사가 조기통합과 관련돼 서로 상반된 설문조사를 내밀며 갈등을 보이고 있다.
기막힌 일은 외환은행 노사가 똑같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기통합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노조측에서는 88%가 조기합병에 반대를 하는 것으로, 사측의 설문에는 98%가 노사간 조속한 협상을 원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
외환은행은 21일과 22일 양일간 행내 인트라넷을 통해 실시된 '노사간 대화에 대한 전직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8%가 노사간 조속한 대화와 협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또 통합시기와 관련해서는 2년반 이후에 통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응답한 직원은 10.8%에 그쳤다.
은행 측은 설문응답 비율은 전체 인원 7470명 중 휴직, 휴가자 및 파견자 등을 제외한 5846명 중 5185명이 설문에 응해 응답율이 88.7%에 달했다고 전했다.
앞서 외환은행 노조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내용은 이와는 정반대다.
지난 21일 외환은행 노조는 19일 저녁부터 20일 아침까지 외환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88%의 직원들이 하나은행과의 조기합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98%의 응답자는 조합원총회 참석을 이유로 한 직원 징계가 부당하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의 설문조사는 7079명 중 3666명이 응답한 것이다.
대답하는 주체는 동일한데 응답은 전혀 다르게 나온 것으로 직원들의 진심을 놓고 진실공방까지 예상되는 대목이다.
직원들의 답변에 대한 노사간 해석은 제각각이다.
은행 측은 "직원들이 노사간 협상에 공감을 표한 것은 현재의 어려운 금융환경에 따른 인식, 경영현안에 대한 노사간 대화의 필요성 인식, 경영진의 대화 제안에 거부하는 노조에 대한 답답함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반해 노조 측은 "사측의 설문조사는 사내망을 통한 기명식 설문조사로 경영진이 개인별 답변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불안감이 설문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노조는 지금까지 대화를 무조건 거부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진정한 대화, 대등한 논의를 원했을 뿐이다"고 강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