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속세를 부과할 때 상속 전 재산 총액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을 고쳐 상속 후 분할재산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의 유산세 방식은 상속재산 총액 전부에 세금을 매긴 뒤 상속인들에게 연대납부의무를 부여해 개인의 납세부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편의만을 추구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안호영 세무사와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박훈 교수는 한국세무학회(회장 : 정규언) 주최로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14년 한국세무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논문인 '상속세 과세방식 전환에 따른 법제도적 개선방안 연구-위장분할 방지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 제도는 1950년부터 도입된 '유산세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일제강점기에 행해진 '조선상속세령'을 참고한 것이다.
이 방식을 도입해 상속세제도를 운영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 납세환경 및 평등 조세에 대한 국민의 의식과는 맞지 않아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의 '유산세 방식'은 상속 전에 과세를 끝내고 재산을 배분하기 때문에 탈세를 막기 용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연대납세의무로 인해 납세자의 부담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징세행정편의만을 추구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이들이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은 피상속인들에게 상속재산을 불하한 뒤 각자 상속받은 재산으로 과세표준을 정해 과세하기 때문에 개인의 납세부담능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산의 위장분할 가능성 때문에 탈세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안 세무사와 박 교수는 이같은 '유산취득세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 도입한다면 납세자의 재산권이 강화될 것이라며 ▲일정한 경우 상속재산을 위장분할로 추정하는 규정 제정 ▲상속재산을 미분할하거나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처분대금 및 인출금액의 사용처가 불분명한 경우 법정지분과세방식 도입 ▲상속재산 위장분할을 방지하기 위한 상속세부과제척기간의 연장 등의 보완책을 제안했다.
더불어 ▲과소신고가산세 부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에 준하는 벌칙규정(무효, 과징금, 이행강제금 및 벌칙) 신설 ▲공익법인을 이용한 위장분할 방지를 위한 관련제도 정비를 주장했다.
두 발표자는 "부의 분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산취득세방식이 유산세방식보다는 상속인의 부담능력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다만 지금껏 위장분할 등 조세회피의 가능성 때문에 유산취득세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유산취득세방식으로의 전환을 위한 법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며 "조세회피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이 보완된다면 유산취득세방식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