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국가 보조금'으로 통칭되고 있는 조세지출과 관련된 일몰연장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시 말해 조세지출의 연장 여부는 정책 효과성과는 무관하게 운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무분별한 조세지출 일몰연장은 세원을 잠식할 뿐만 아니라 납세자들의 소득원이나 소득방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경제 활동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이다.
문예영 배화여대 세무회계과 교수와 신영임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지난 25일 한국세무학회(회장 : 정규언) 주최로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조세지출 일몰연장 요인분석'이라는 제하의 주제발표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99년부터 2013년 실적치까지의 모든 조세지출 항목 중 537개를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 '브레이크' 없는 조세지출 일몰연장 = 발표문에 따르면 조세지출의 일몰연장은 최근 10년간(2003~2013년) 금액 기준으로 평균 97% 연장됐다. 일몰이 도래한 금액 중 연장된 금액의 비중이 90%보다 낮은 연도는 2009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당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조세지출제도가 상당수 도입된 후 1~2년에 폐지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세법개정안이 원안 통과될 경우에는 일몰 도래 금액의 99% 이상에 해당하는 조세지출의 일몰기한이 2015~2017년으로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지출 항목을 정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다르게 상당수의 조세지출이 세법에 규정한 대로 폐지되지 않고 연장되는 셈이다.
또 올해 일몰도래 조세지출 항목의 1998~2013년 동안 평균 연장횟수는 3회이며, 4회 이상 연장된 항목의 규모가 올해 총 일몰도래 금액의 70%를 넘었다. 내년 일몰도래 조세지출 항목도 같은 기간 동안 평균 연장횟수는 2.7회로 집계됐다.
반면 2013년에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 항목의 평균 연장횟수는 1.2회로 2014~2015년 일몰도래 항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조세지출, 정책 효과성과는 무관하게 운영" = 문제는 우리나라의 조세지출정책이 해당 조세지출의 정책 효과성과는 무관하게 운영되어 왔다는 것. 최근 10년 동안 일몰이 도래하는 금액 중 평균 97%의 일몰이 연장되어 왔다는 통계치만 봐도, 조세지출이 '기득권화'되면서 일몰기한의 연장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해당 조세지출의 성장률 및 소득재분배 제고 효과가 연장여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세지출의 연장여부에 해당 조세지출 항목의 효과성은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세지출 규모의 지속기간이나 거시경제 상황이 조세지출 연장여부에 영향을 미쳤다.
또 수혜자 집단의 성격이 조세지출 연장여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조세지출규모가 클수록, 지속기간이 길수록 조세지출이 연장될 확률이 높았으며, 수혜집단의 특성도 조세지출 연장에 미치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문예영 배화여대 세무회계과 교수와 신영임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조세지출의 연장요인을 고려해 향후 조세지출항목의 대표적인 평가기준 설정을 조세지출 혜택의 귀속집단이나 조세지출의 기능별 분류에 따라 조세지출 평가항목의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거나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가령 직접세이며 상대적으로 수혜계층을 파악하기 쉬운 소득세의 경우 소득계층별 세부담 분포를 반드시 명시할 것 등의 제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