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만에 가계부채 75조 증가
2금융권 비중 늘며 질적 악화도 심각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7일 금융위원회 종합감사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가계부채 3대 문제점과 5대 정책방안'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먼저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1월 말 1005조에서 올해 7월 말 1080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년 6개월 만에 가계부채가 7%, 75조원이 증가한 것.
부채가 질적으로 악화된 문제도 지적됐다.
은행연합회 업권별 가계부채 현황에 따르면 1금융권인 국내은행과 외국은행의 대출 비중은 지난해 1월 593조7774억원, 59%에서 올해 7월 621조3218억원, 57.5%로 감소했다.
가계부채에서 1금융권(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2금융권(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보험, 여신전문기관)의 비중은 늘어 가계부채가 양적 증가 못지않게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계 소득을 증가시켜 국민 전체의 소비 여력과 부채 상환 능력, 주택구매력을 높여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부채의 질적 악화와 관련 "2금융권 대출이 1금융권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가계부채의 질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2금융권은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기 때문에 2금융권 대출 비중이 증가한 만큼 중산층·서민에게는 부담이므로 2금융권의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인하해 2금융권 대출이 1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기관을 10%대의 대출이 가능한 중금리 상품 중심으로 재편해 서민금융기관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잘못된 규제완화가 가계부채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집값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7월 24일 부동산활성화 정책으로 하우스 푸어를 막는 제동장치였던 LTV와 DTI의 규제를 완화했다.
이 같은 LTV·DTI 규제 완화로 인해 지난 8월 한 달 동안 가계대출이 5.4조 증가하는 동안 주택담보대출은 4.7조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 가계대출 4.3조, 주택담보대출 2조와 대비해 각각 25%, 135% 증가한 수치다.
이에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LTV·DTI 규제완화는 결국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신규 수요만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서민들의 가계부채는 늘고, 주거 불안은 심화됐다"며 "이는 박근혜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려는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