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8일 명동 본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하나금융 측에 진정성 있는 대화를 제의하는 회견문를 발표하고 있다.
"통합 논의도 가능"…기존 입장에서 진일보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지주 측에 공식 대화 제의를 했다.
그간 하나금융이나 외환은행 사측과 대화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듯 이번에는 진정성 있는 대화라면 통합논의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노조가 2.17 노사정 합의서에 기반해 그동안 조기통합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여왔던 점을 고려했을 때 막혀 있는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28일 외환은행 노조는 본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에게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한 현 사태의 원만하고 합리적인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면적인 징계철회,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합의의 신속하고 완전한 이행, 직원 탄압 및 반노조 적대행위 중단 등을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한 신뢰회복의 조치로 촉구하기도 했다.
하루 전날 외환은행은 당초 징계수위를 대폭 낮춘 직원 898명에 대한 징계 조치를 발표했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이번 직원징계에서 38명이 정직(3명),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으며, 나머지 862명에 대해서는 징계가 아닌 주의서한을 보내는데 그쳤다.
일단 사측에서 징계수위를 낮추며 유화제스처를 보냄에 따라 노조에서도 복잡하게 꼬인 수많은 난제들을 풀기 위해서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기통합에 대한 반대입장은 변한 것이 없지만 수많은 현안이 남은 상황에서 통합 등 모든 것을 포함해 대화의 장에서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전 '통합'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했던 입장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대화 시기와 관련 "일단 조건 없이 대화를 시작하고자 하며 하나금융 측에서도 노조의 제의에 대해 거부하지 않으리라 본다"며 "일단 대화의 틀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니 (대화 개시는)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