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헌법재판소가 30일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를 획정한 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한 것과 관련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후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호남, 경북의 의석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의식해 "지역대표성의 의미가 축소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이날 오후 고모씨 등 6명이 선거법 25조 2항에 의한 선거구 구역표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현행 3대 1로 되어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평등선거에 위배된다'고 보고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2대1 이하로 바꾸라며 입법 기준을 제시했다. 개정 시한도 2015년 12월 31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내년까지 선거구를 재조정하고 개정안을 만들어 처리해야 한다. 이는 20대 총선부터 적용되어 각 정당의 의석수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호남과 경북, 강원에서 의석이 주는 대신 수도권이 늘어나게 된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헌재의 선거구 획정 결정과 관련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선거구 재획정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로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까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대도시 인구밀집 현상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지역대표성의 의미가 축소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선거구 문제를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인구비례에 따른 표의 등가성뿐 아니라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헌재 결정 직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당내 기구인 정치혁신실천위원회 회의를 소집한 것을 밝히며 "여당을 향해 "국회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하루빨리 구성해서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조기에 가동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오늘 헌번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국회의원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해졌다"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수정당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정의당은 크게 환영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은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지역불균형 문제를 넘어서 포괄적인 차원에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획정을 전면적으로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승자독식의 현행 소선거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선거제도의 전면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을 향해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조정과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를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신설하는 입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강조했다.
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향해 양당의 정치혁신위원장이 정치혁신원탁회의를 열어 각 당별 정치개혁 논의를 이어갈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