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새 경험생명표 적용' '4월, 표준이율 인하'로 두 차례 오를 듯
내년 상반기에 보험료가 두 차례에 걸쳐 최대 30%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암보험·실손의료보험 등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위험률이 3년 만에 조정되는 데다 기준금리 인하로 표준이율을 내려야 한다. 3년 전보다 암 등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손해율이 높아졌고, 기준금리가 2.0%로 떨어지면서 지난해까지 3.5%를 유지해온 표준이율 하한선을 최근 보험업법 개정으로 3.25%까지 내려야 한다.
표준이율은 보험사의 재무구조가 불량해지지 않게 하려고 금융당국이 정한 보험상품의 이율이다. 표준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들은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하고 이는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1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과 4월 두 차례에 나눠 보험사들은 새 경험생명표와 표준이율 인하를 적용한다.
애초 금융감독원은 표준이율을 0.25%포인트 내려 모든 보험사가 내년 1월부터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었지만 이미 예정된 보험료 인상요인들이 1월에 몰리면서 보험료 인상에 따른 가입자 부담을 우려해 적용 시기를 조정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낮아져야 할 표준이율을 뒤늦게 하향 조정하는 것”이라며 “저금리로 역마진에 시달리고 있는 보험사들이 표준이율 하락을 통해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터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표준이율 하한선이 3.75%에서 3.5%로 인하하자 보험업계도 예정이율을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라’는 금융당국의 뜻에 따라 예정이율을 동결했다. 보험업계는 표준이율이 0.25%포인트 하락하면 평균 보험료가 약 7.1% 인상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내년 1월 예정대로 제8차 경험생명표를 적용하기로 했다. 새 경험생명표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면 10~20%의 보험료 인상요인이 생길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나이별로 얼마나 더 생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인구통계지표를 근거로 가입자들의 실제 수명을 비교해 경험생명표를 만들어 보험료를 산출한다. 경험생명표에는 사망률, 질병발생률, 수술률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며 위험률을 산출해 보험료 인상과 인하의 잣대로 사용한다. 이때 보험료 산출에 참조기준이 된다고 해서 ‘참조순보험요율’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갱신주기는 3년이며 보험개발원이 요율 산출을 담당한다. 보험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암 발생률은 남자가 3년 전보다 11%, 여자는 22% 높아졌다. 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10개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06.72%를 기록한 뒤, 2012년 112.65%, 2013년 119.2%로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적정 손해율을 80% 안팎으로 보고 있다. 100%가 넘는다는 것은 보험료보다 지급하는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을 수익률을 제외하면 실손보험 판매로서는 사실상 영업적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받은 보험료에 비해 지급한 보험금이 훨씬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지난해 가입률이 약 59.1%에 이를 정도로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대표 보험상품이다. 따라서 보험료 인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