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 예금을 처벌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직후 고액 예금 인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일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1억원 이상 고액 예금 인출액은 1년 사이 89조원이 증가했다.
국민, 하나, 신한, 우리, 외환, 씨티, SC, 농협, 산업, 기업은행 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이다.
전년 대비 추가 인출액 비율을 살펴보면,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1억원 이상 인출액은 평균 22.5%가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13년 6월~10월의 인출액에 비해 약 89조원이 더 늘어났다.
새로 시행되는 차명거래금지법은 차명 거래 자체에 대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그동안은 거래자와 명의자 사이에 합의가 있는 경우 차명 거래를 허용했으나 차명 계좌가 대기업과 정치인의 불법 비자금 통로로 사용돼온 사실이 대규모로 발각되며 사회적 물의가 일었다.
개정법에 따르면 앞으로 불법 목적의 차명에 관여하는 경우에 실소유자와 명의 대여자, 금융회사 임직원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또한 불법 목적의 차명 계좌는 명의자의 것으로 간주, 증여 추정 조항이 도입된다. 실소유자는 재판을 통해서 증명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