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신호시스템 안전 문제 심각”

서울시, 지하철 신호시스템 안전점검 종합보고서 발표

서울 지하철 신호시스템의 안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호설비 노후화는 물론 전문기술 인력 부족과 과도한 업무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 사고 이후 지하철 신호시스템을 일제히 점검한 결과 서울 지하철 1∼4호선에서 신호를 담당하는 직원 370명 중 전공자는 221명(60%)에 불과했다.

또한, 지하철 5∼8호선에서는 2008년 신호 관리자가 563명이었으나 올해는 508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력이 줄면서 정기점검 주기는 연장됐고, 신호 취급실은 44곳에서 11곳으로 축소 운영됐다. 점검 항목도 110만6681개에서 17만6697개로 84% 급감했다.

신호 관리자가 승강장 안전문과 7호선 연장선 관리 업무까지 맡은 직후인 지난해에는 5∼8호선에서 안전문 장애가 326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 등 외부전문가 10명과 서울시 직원 4명으로 구성된 신호시스템 점검단은 종합보고서에서 “노후설비 점검 및 초동조치를 위한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점감단은 또, ATS(자동정지장치)와 ATO(자동운전장치)를 함께 사용하는 지하철 2호선에 대해서는 시스템을 조속히 ATO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상왕십리 사고 직후 ATS 시스템이 탑재된 2호선 노후차 500량을 오는 2020년까지 ATO 차량으로 교체하고, ATS 또는 ATC(자동제어장치)를 쓰는 1·3·4호선에 대해서도 교체 또는 수선 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바 있다. 다만, 투입비용이 8000억원이 넘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점검단은 “노후 차량 전체를 교체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ATO·ATP(방호운전장치) 차상 장치만 추가하면 적은 비용으로 시스템 개량이 가능하다”며 “안전을 고려해 시급히 차량을 자동화하라”고 요구했다.

점검단은 5∼8호선에서도 신호설비 노후화로 장애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특히 전자연동장치와 현장집중제어장치, 현장제어콘솔 등은 우선 교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점검단은 “단순한 차량·시스템 교체를 배제하고 안전, 기술,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도시철도 안전관리관 조직을 신설해 계획적으로 설비를 개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이번 종합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조치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