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양도세 도입 '확정'…세율 조정 '이견'

조세소위, 파생상품 과세율 조율 박차

주식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 매매로 얻은 차익에 양도소득세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아직까지 양도소득세율에 대해서는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파생상품 양도 차익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주식 등 다른 금융상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세율을 20%로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른 국가들도 주식 양도소득 기본세율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이유에서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여야 의원들은 오는 2016년 이후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기로 잠정 합의, 양도소득세율 조정을 놓고 합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 및 금융상품과의 과세형평성을 감안할 때 소득세나 거래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고 있는 파생상품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입장에는 정부를 비롯해 여야 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핵심은 파생상품 양도 차익에 세율을 10% 또는 20%로 부과할 것이냐 문제다.

과세전환 초기의 시장 충격을 감안해 세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10% 세율을 매기는 방안(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안)으로 논의가 진행됐지만, 정부가 세율상향(20%)을 요구하면서 양도세율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양도세율을 10%로 매기는 방향성에는 걸림돌이 많다.

우선 다른 국가들도 주식 양도소득 기본세율(20%)과 동일하게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상품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셈이다. 또 10%로 과세할 경우 이자·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14%)보다 낮아진다는 이유도 한 몫 거들고 있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

특히 이월공제 허용 여부도 관심이다.

현재까지 조세소위에서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양도소득 과세체계와 일치하다는 근거로 '불가'하다는 방침과, 파생상품 과세전환에 따른 시장 위축을 완화시키기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 과세전환에 따른 시장 위축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양도세에 이월공제를 허용해주는 방향성에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가령 양도세에 이월공제가 될 경우, 당해연도 손실액만큼 이듬해 또는 그 이후에 그 손실액만큼 과세표준에서 공제돼 세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금신고 방식에 대해서는 연 1회 확정신고만 적용하는 방안과 예정신고·확정신고를 모두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예정신고와 확정신고를 모두 허용해주는 안은 납세협력비용이 증가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좌초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양도세율이 10%일 경우 368억~480억원, 세율이 20%이면 735억~960억원 규모의 세수가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