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 부횅장. 김병헌 LIG손보 사장. 이들은 모두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핵심 멤버로 불리고 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 서금회 멤버 금융권 요직 꿰차
김기준 "금융기관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 작용…금융산업 퇴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멤버들이 금융권을 무서운 속도로 장악해 나가고 있다.
최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모임) 멤버인 이광구 부행장의 내정설이 나오면서 서금회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
과거 이명박 정부 때 금융권을 쥐락펴락했던 '4대 천황'(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강만수 전 산은금융 회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서금회는 최근 들어 금융권 요직을 속속 꿰어차며 과거 4대 천황에 버금가는 금융실세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어윤대(왼쪽부터) 전 KB금융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MB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황으로 불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시절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이른바 '4대 천황'으로 불리며 금융권을 호령했다.
어윤대 전 회장과 김승유 전 회장, 이팔성 전 회장은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이다.
강만수 전 회장은 서울대를 나와 이 전 대통령과 대학 동문은 아니지만 이 전 대통령이 다니던 소망교회를 오랜기간 함께 다녔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은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지역)으로 정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금융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현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서금회 멤버들이 금융권 요직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금회는 2007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 직후 만들어진 서강대 출신 지지 모임이다.
정부 초기 서금회 멤버인 이덕훈 행장이 수출입은행 수장이 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그 세가 확장되며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4개월간 공석이던 KDB대우증권 신임 사장에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금회 멤버인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이 발탁되었는가 하면, 차기 우리은행장에 연임이 유력하던 이순우 행장을 물러나고 서금회 멤버인 이광구 부행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문이 시장이 퍼지며 서금회 논란은 절정에 이른 분위기다.
더구나 2일 오전 열린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에서 이광구 부행장이 최종 3인의 행장 후보에 오르면서 이러한 내정설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서금회 멤버들은 금융권 곳곳의 핵심 요직에 포진해 있다.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이 서금회 회장을 맡고 있고,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은 서금회 전임 회장이었다. 또 정연대 코스콤 사장과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도 서금회 멤버이다.
서금회의 위상은 이미 MB정부의 4대 천황의 학맥인 고려대를 뛰어넘고 있으며, 새로운 금융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서금회가 재빠르게 금융권을 장악해 나가며 이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권력 핵심과의 학연이나 개인적인 관계 등이 금융권 인사와 연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융기관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은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퇴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과거 4대 천황과 같이 비판 받아온 금융권 인사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융관료와 정치권력이 밀착해 금융산업에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