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국민신뢰 회복, 의회민주주의 복원" 한목소리
여야는 3일 375조4000억원 규모의 2015년 예산안을 12년 만에 법정 시한(12월 2일) 내 처리한 것과 관련해 ‘여야 합의정신’을 내세우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연말정국은 굵직한 정치 현안들의 '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정윤희 국정개입 보고서 유출' 파문이 폭로전으로 치달아가고 있는 형국이어서 이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누리당은 3일 '산적한 현안'을 강조하며 당장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 처리를 주장하고 나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국정조사와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한 특검 등을 요구하고 있다.
□ 與 "국민신뢰 회복의 첫 단추"…이젠 '공무원연금' 개혁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해 "12년 만에 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국민신뢰 회복의 첫 단추를 꿰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기업 개혁, 규제개혁 등 3대 개혁은 물론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30여개 법안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이제 11월 28일 여야 합의에 따라 공무원연금개혁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는 국민연금법을 발의해 공적연금 강화를 주장했다"며 "국가가 국민의 노후소득의 안정적 보장을 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만 저출산-고령화 기조 속에 소득대체율만 무작정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재정을 악화시키고 공적연금 부실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이 진정한 공적연금강화에 성공적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새정치연합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압박했다.
또한 실질임금상승률 0%, 소비자 물가지수 하락 등을 지적하며 "경제활성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경제법안 입법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물거품이 된다"고 정기국회내 경제 법안 통과를 강조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에 대해 "헌정사적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날이었다"며 "과거 예산안 통과를 놓고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야당의 협조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 등 여러 현안이 많이 있다"며 "적절하게 대책을 세워서 금년 안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野 "의회민주주의 복원"…'4자방-정윤회' 국조 압박 = 새정치연합은 법정 시한 내 예산안이 처리된 것에 대해 "의회민주주의 복원"이라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4자방 국조와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한 특검 등을 압박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12년 만에 국회가 헌법에 명시된 법정처리 기한을 지켰다"며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국회 파행의 파국을 막고 의회 민주주의 복원을 일념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해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청와대가 스스로 작성한 문건이 루머라고 하고 언론보도가 문제라는 인식은 대통령의 심각한 불통 리더십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과 문건 유출사건은 국기 문란이자 중대범죄"라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대통령은 검찰에게 수사지침을 내렸는데 어느 국민이 검찰 수사를 믿겠나. 결국 국회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상설특검 1호나 국정조사가 정답이다. 또 (새누리당은) 국회 운영위 소집에 응해 달라"고 압박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많이 부족하지만 야당의 한계가 있는 불리한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여야 합의정신이라는 국회 선지화법의 취지를 지키면서 국민과의 약속과 신뢰 정치를 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는 정부가 예산을 잘 쓰도록 국회가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른바 '4자방 비리' 의혹 사건에서 보듯 100조원대의 국민 혈세가 낭비된 사례를 철저하게 파헤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며 "이제는 4자방 국조에 여야 모두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4자방 국조 요구를 미뤄왔지만 더 이상 명분이 없다. 국민의 4분의 3이상이 4자방 국조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4자방에 대한 결론 없이 연말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