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직접 승객과 국민들에 사과했다. 또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조 전 부사장에 대해 계열사 대표 등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하며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빈다”고 머리를 숙였다.
조 회장은 이어 “모든 것의 저의 잘못”이라며 “국토부와 검찰의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조 전 부사장을 모든 계열사 대표와 등기이사와 물러나게 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조 회장은 국토교통부의 사실관계 조사를 받기 위해 조 전 부사장이 이날 오후 3시 국토부 조사실에 출석하기에 앞서 그룹의 총수이자 아버지로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 9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조 전 부사장의 사건 당시 언행에 대해 "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곧이어 이사회를 열어 조 전 부사장의 보직사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 채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직에서만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을 의식한 ‘무늬만 사퇴’라는 비난이 일자 다음날인 10일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을 꾸짖으며 이륙을 위해 활주로 이동 중인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8일부터 조사팀을 구성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그동안 기장, 사무장, 객실승무원 등 10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며 검찰도 11일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여객서비스 지점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