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수백억원의 이득을 보면서도 세금 몇 푼이 아까워 역외탈세 시도하는 사람들의 탈세 방법은 기상천외하지만 국세청을 비롯한 과세당국들도 그들의 뒤를 쫓는데 '한계점'을 보였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해외 페이퍼컴퍼니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놓고 자신의 차명계좌로 돈을 받아 주식투자에 유용한다거나 외국법인이 내국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받는 소득을 용역대가로 위장해 법인세 원천징수를 피하기도 했다.
특히 한 그룹의 사주는 자신이 지배하는 스위스의 주식회사를 통해 주식을 저가에 양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국세청은 이를 제대로 과세하지 못해 수십억원의 세수를 날릴 뻔했다.
제도미비에 따른 세수누수 사례도 드러났다. 내국법인이 국외 특수관계법인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그 이자소득에 대한 산정방법이 없어 과세당국이 사건마다 제각각 다른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감사원이 지난 6월2일부터 7월4일까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을 대상으로 국제와 금융거래 두 분야로 나눠 지능형 조세회피에 대한 조세행정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한 결과, 이 같은 사례들이 적발됐다.
□ 해외 페이퍼컴퍼니 허위 수수료 지급 과세자료 검토 미흡
-법인 대표가 홍콩 페이퍼컴퍼니에 허위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차명계좌로 빼내 국내 반입해 주식투자 등에 유용
사례1) ㈜◈◈ 대표이사 A는 2008년 4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14억원의 허위 중개수수료를 송금한 후 본인의 홍콩 비밀계좌로 이를 돌려받아 국내로 반입, 주식투자 등에 유용
사례2) ㈜▽▽ 대표이사 B는 2007~2010년 홍콩 페이퍼컴퍼니(❖❖)에 10억여원의 허위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본인의 차명계좌로 빼내 국내로 반입, 주식투자 등에 유용
감사결과) 허위 중개수수료는 가공경비에 해당해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고, 횡령액은 대표자에게 소득처분하도록 규정(법인세법 제19조 등).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에서 2013년 8월 관세청의 관련 수사자료를 확보하고 ㈜◈◈(대표이사 A)의 소명을 받아 검토하면서 A가 탈세혐의 부분을 삭제·제출한 검찰 불기소결정문(재산국외도피혐의)을 그대로 믿고 ㈜◈◈의 법인세 등 12억여원 부족 징수
조치사항)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 ㈜◈◈ 등에 대한 법인세 5억여원 및 B에 대한 소득세 3억여원을 징수하고 A 등의 소득세 4억여 원을 추가 징수할 수 있도록 ㈜◈◈ 등에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도록 시정 요구함.
□ 해외 현지법인과의 자본거래를 통한 조세회피 대응 부적정
-내국법인이 해외 자회사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구상채권을 대손상각(손금산입)하거나 결손이 누적된 현지 자회사에 대한 대부투자를 출자전환한 후 청산 시 손금산입하는 등 조세회피
이번 감사시 현지금융대지급금․지급보증손실 규모가 과도한 업체를 표본 점검한 결과 ㈜♢♢의 법인세 43억여원이 누락됐고 ㈜☆☆ 등의 소득금액 519억여원이 손금에 부당 산입되는 등 조세회피 확인
사례1) ㈜♢♢는 미·일 현지법인의 채무를 지급보증(2009년)·대위변제(2010년)해 발생한 247억여 원의 구상채권을 2012사업연도에 대손충당금과 상계처리해 손금에 부당 산입하고 관련 기타소득에 대한 원천징수(43억여원)도 미이행
또한 2010년 자본잠식상태의 일본 현지법인에 대한 단기대여금 117억여 원을 출자로 전환한 후 그 출자지분 등의 양도에 따른 손실 명목으로 115억여 원을 손금에 산입
사례2) ㈜☆☆은 결손누적 등으로 청산이 예정된 미국 자회사 등에 대한 대여금 368억여 원을 출자로 전환한 후 자회사 등의 청산에 따른 손실로 손금에 부당 산입
조치사항) 서초세무서장 등에게 ㈜♢♢로부터 법인세 43억여원을 추가 징수하고 ㈜♢♢, ㈜☆☆의 각 사업연도 과세표준을 경정하도록 시정 요구
□ 해외관계사 대여금에 대한 정상이자율 산정방법 불합리
-내국법인이 국외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채권의 회수를 지연하거나 대여금을 미수금 처리하는 등으로 자금을 무상지원하고 이자소득 신고는 누락하는 조세회피 상존★★㈜는 국외 특수관계인에게 자금(연평균 654억원)을 대여한 후 미수금으로 계상해 이자소득 신고누락, ▲▲㈜는 국외 특수관계인에게 매출채권을 회수지연하는 방법으로 자금(연평균 64억원)을 대여, 이자소득을 신고누락
제도미비) 과세를 위해 이자소득을 계산할 경우 정상이자율을 "거래의 실질 및 관행에 비추어 합리적인 방법"으로 정하도록 했으나 구체적인 산출기준은 없음
국세청의 최근 3년간 관련 국제거래 세무조사(520건) 중 52개 법인의 과세사례를 표본분석한 결과 기준 없이 제각각 다른 정상이자율을 적용해 형평에 맞지 않게 과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
조치사항) 국세청장에게 대여자의 자금조달금리 등을 고려하여 정상이자율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산출해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
□ 외국법인의 국내 원천소득 조세회피 관련 세무조사 부적정
-외국법인이 국내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받는 소득(배당 등)을 용역대가로 위장해 법인세 원천징수를 피하고 국내 특수관계법인은 이를 비용으로 계상해 법인세 탈루
-국내 ○○社는 2008~2012년까지 독일 母법인인 □□그룹에 업무와 무관하게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969억 원을 지급한 후 이를 비용으로 계상하고, □□그룹의 국내 원천소득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 미이행 조세조약에 따르면 기타소득은 거주지국 과세가 원칙이나 특수관계로 인해 초과된 소득은 원천지국에서 과세하도록 규정
-중부지방국세청 등에서 2011~2013년 ○○社 등 3개 업체가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지급한 금액을 손금불산입하고도 위 조세조약의 단서조항을 간과해 기타소득 처분금액에 대한 법인세 원천징수 267억여 원 부족 징수
조치사항) 대전지방국세청장 등에게 ○○社 등 3개 업체로부터 법인세 267억여원을 추가 징수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도록 시정 요구
□ 전환사채 등 우회취득을 통한 증여세 회피 대응 미흡
-최대주주가 전환사채 등을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하는 방식으로 우회 취득한 후 저가에 주식으로 전환해 막대한 차익을 얻고도 증여세 부담을 회피
제도미비) 법인으로부터 전환사채 등을 취득·전환해 최대주주 등이 얻은 이익은 증여세 과세대상
한편 2000년 12월 위 조항을 개정하면서 사실상 발행법인으로부터 취득한 것을 포함할 의도로 구 '증권거래법'(현 '자본시장법')상 인수인(금융위원회가 인가한 증권회사)으로부터 인수·취득하는 경우도 추가
그러나 최대주주가 전환사채 등을 금융위원회가 인가한 인수인으로부터 취득한 경우만 과세하고 인가받지 않은 그 밖의 금융기관을 통해 취득한 경우는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당초 입법취지 퇴색
2009~2013년까지 금융기관이 전환사채 등을 인수한 1283건의 63%인 810건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은 그 밖의 금융기관이 인수
㈜♤♤의 최대주주 C가 '08년 ☆☆은행 등을 통해 신주인수권증권을 취득 후 저가에 주식 전환, 242억원 이익 ⇨ 국세청 증여세 157억원 과세
조치사항)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최대주주 등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지 아니한 금융기관으로부터 전환사채 등을 인수·취득해 이익을 얻은 경우 증여세 세수가 누락되지 않도록 관련 법령 또는 예규를 명확히 정비하는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
□ 특수관계인 주식 저가매수에 대한 세무조사 부적정
-E(♠♠그룹 사주)가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스위스 ▣▣社를 통해 주식회사♠♠에 시가 291억원 상당의 ♣♣주식회사 주식 75만7350주를 200억 원에 저가 양도
'법인세법' 제15조 제2항에 따르면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개인으로부터 유가증권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매입한 경우 그 차액을 익금에 산입하도록 규정
조사미흡) 서울지방국세청에서 2012년 6월 ♠♠그룹에 대한 주식변동조사를 하면서 E에게 양도소득세 60억여원을 과세했으나 주식회사♠♠에 대해선 주식 저가매입에 따른 차액 91억원을 익금산입하지 않아 법인세 31억여원 부족 징수
조치사항)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 주식회사♠♠로부터 법인세 31억여원을 추가 징수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도록 시정 요구
□ 추가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기준 부적정
-주식 명의신탁으로 증여세를 부과 받은 명의수탁자가 이후 같은 차명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한 경우 재차 증여세 과세대상
명의수탁자가 차명주식을 추가 매수한 다음에 증여세를 신고하지 아니하고 보유한 차명주식 중 일부를 매도한 경우에 이미 과세된 주식이 매도되었다고 볼지(선입선출법), 추가매수분이 매도되었다고 볼지(후입선출법)에 따라 증여세 산출금액에 차이 발생
추가 매수 차명주식이 먼저 매도되어 남아있지 않다고 보는 후입선출법이 납세자에 유리
제도흠결) 추가 매수 차명주식의 구체적 과세기준이 미비. 그 결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45개 계열법인 발행주식 명의수탁자 1631명에 증여세 7724억여원을 부과하면서 38개 법인은 선입선출법을(6941억여원), 7개 법인은 후입선출법을 적용(783억여원)하는 등으로 과세의 형평성과 투명성 저해
조치사항)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추가 명의신탁 주식에 증여세 과세 시 과세기준을 명문화하는 등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