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역외탈세 등 지능형 조세회피와 관련, 국세청을 비롯한 과세당국이 역외탈세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며 광폭의 세무조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이 과세당국들이 미처 밝혀내지 못한 역외탈세 흔적을 잡아냈다.
이를 통해 총 3400억원 규모의 미수납 세금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감사원은 지난 6월2일부터 7월4일까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을 대상으로 국제와 금융거래 두 분야로 나눠 지능형 조세회피에 대한 조세행정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감사 범위는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와 일반 국제거래를 통한 조세회피 행위와 주식변동·차명거래(금융)를 이용한 조세회피에 대해 과세관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
감사원이 조세회피 사례와 제도 흠결 등 총 55개 사례 중 29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1226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추징하고 2177억원의 제도개선을 통한 세수증대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치가 취해졌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해외 페이퍼컴퍼니의 허위 수수료 지급에 대한 과세당국의 과세자료 검토가 미흡한 경우, 해외 현지법인과의 자본거래를 통한 조세회피에 대한 과세당국의 조치가 부적절하게 이루어진 사례가 발견됐다.
내국법인이 국외 특수관계법인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그 이자소득에 대한 산정방법이 없어 과세당국이 사건마다 제각각 다른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을 찾아내 제도개선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대전국세청은 외국법인이 국내 원천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탈루했음에도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를 면밀히 살펴보지 않아 해당 업체에 법인세를 부족하게 징수해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서울국세청도 마찬가지였다.
A법인의 대표이사 B씨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14억원의 허위 중개수수료를 송금한 후 본인의 홍콩 비밀계좌로 이를 돌려받아 국내로 반입했다.
하지만 서울국세청은 관련 자료를 관세청을 통해 확보하고도 대표이사 A씨가 조작한 검찰의 불기소결정문만 보고 법인세 등을 부족 징수했고, 감사원으로부터 시정조치 명령을 받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의 세계화 전략, 금융기법의 첨단화 등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역외탈세 등 조세회피 방법도 진화되는 추세이지만 정부의 세정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세 사각지대는 여전하다"며 "조세행정의 취약분야를 진단해 개선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공정 과세기반 마련하는데 기여하고자 감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