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4.0→3.8% 하향 조정
소비자물가 연간 2.0%↑…국제유가 하락·담뱃값 인상 영향
경상수지 820억 달러 흑자, 내수 개선 영향 흑자폭 감소 전망
정부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잡았다.
민간부문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종전 4%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매년 새해 경제전망을 하면서 고수해왔던 '4.0% 경제성장률 달성' 슬로건을 2년 연속(2014년 경제전망 3.9%)잠시 내려놓은 셈. 다만 재정지출 확대·투자촉진 등 정책효과로 올해(3.4%)보다 높은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물가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과 담배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내년 소비자물가가 연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경상수지는 내수 개선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겠으나, 유가하락이 경상수지 흑자요인으로 작용해 820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잡히지 않은 경제성장률 '4%' = 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GDP)을 종전 4.0%에서 3.8%로 내려 잡았다.
기재부는 경제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해 "내년의 경우 민간회복이 따라줘야 하는데, (소비)심리가 위축이 지속될 것 같다. 이와 함께 대외경제 불확실성 우려가 민간부분으로 확산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종합해서 하향 전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경제상황이 비관적이지는 않다. 세계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유가하락, 재정지출확대 등 정책효과로 올해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내년 상반기의 경우 재정조기집행 등 확장적 거시정책과 유가하락 등 우호적 성장여건이 조성되면서 회복모멘텀을 보완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 투자개선 등으로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민간소비는 연간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 복지예산 증액,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등이 민간소비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경우도 각각 5.8%, 5.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경제성장 동력은 수출보다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책효과 등으로 내수가 순수출보다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내수 회복으로 수입이 함께 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는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리스크(위험)도 상존한다. 정부는 미 금리인상 가능성, 엔화약세 가속화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가계부채 부담, 주력 제조업 경쟁력 저하 등도 향후 경기흐름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 내년 소비자물가 2.0%↑, 담뱃값 인상 '충격파' = 내년에는 1%대 저물가 기조가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0%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에는 담뱃값 인상효과(0.6%p)가 포함돼 있다.
기재부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 하락압력 완화, 농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 등으로 물가상승요인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양파, 마늘 등의 재배 면적 축소 등 공급 조정, 여름·겨울철 기상이변에 따른 가격 변동폭 확대 가능성이 상존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개인서비스도 관광·여행 등 외식 제외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석유류 등 공업제품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공공요금도 국제유가·환율 안정 등으로 전반적으로 안정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고용시장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견조한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올해(53만명)보다 소폭 둔화된 45만명 증가를 예상했다. 고용률(15~64세)은 올해(65.3%)보다 개선된 66.2%, 실업률은 올해(3.5%)와 유사한 3.4%로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완만한 내수회복, 사회서비스 수요 증대 등으로 전통 서비스업과 보건·복지업 등의 인력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와 함께 여성과 청년층도 맞벌이 부부 증가, 구직기대감 상승 등으로 노도시장 진입이 확대될 전망이다.
□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 = 한편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820억 달러로 내다봤다. 올해(890억달러) 경상수지 전망에 비해 축소됐다. 내수 개선 등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감소(930→860억 달러)한 탓이다.
상품외수지는 운송·기타사업서비스수지 적자폭 확대에도 불구, 건설서비스, 본원소득수지 흑자 확대로 올해(-40억 달러) 수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출입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2.7%)에 비해 개선된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글로벌 수입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세계교역 증가율이 올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인도 등 신흥국 경기도 점차 개선됨에 수출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입은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개선되겠으나, 유가하락 영향으로 수출증가율보다 다소 낮은 3.2%(올해 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효과 등으로 내수여건이 개선되면서 내수용 수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로 수출용 원·부자재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유가안정 등 수입단가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