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본·지방청 인력 320명 축소, 일선 현장 투입
서울국세청 징세법무국→송무국, 송무역량 강화
일선 세무서 부가·소득세과→개인납세과 통합
국세청이 본·지방청의 인력을 대폭 감축하고 현장을 강화하는 등 그동안 준비해 온 '임환수式' 조직개편 방안을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특히 국세청은 갈수록 대형화되는 불복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에 송무국을 신설하고 늘어나는 근로장려금(EITC)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일선 세무서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를 통합하는 등 현장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직의 경쟁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민간 전문가의 채용을 확대, 전문성을 강화하고 본청 감찰담당관은 청렴세정담당관으로, 법규과는 법령해석과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납세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서의 명칭 변경도 추진된다.
지방청의 세원분석국은 보다 납세자 친화적 명칭인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개편된다.
국세청은 내년 1월1일부터 세정환경 변화에 대응해 본연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 "중구난방 TF팀 해체…현장 강화한다" = 사회적 이슈나 정부의 중점 추진과제가 발표될 때마다 만들어졌던 각종 TF팀이 해체되고 그 인력들을 현장으로 돌리는 등 내년부터는 현장 인력을 대폭 강화한다.
다만 지하경제양성화 총괄기획 TF팀 7명, 해외금융계좌신고 TF팀 3명 등 기능 유지가 필요한 인력은 정원화한다.
기획과 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본·지방청의 인력(320명)도 감축해 이 인원을 납세자와의 소통, 성실신고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세무서 현장으로 보낸다.
본·지방청에서 감축한 180명은 현장소통과 성실신고 지원 강화, 확대되는 복지세정 대비 등을 위해 세무서 개인납세 업무에 배치하고 나머지 140명은 일선의 조사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무서 조사과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 송무국 신설…"대형로펌 꼼짝마" = 과세하려는 국세청과 이를 피하려는 납세자들의 숨박꼭질은 과거부터 계속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들어 조세불복 소송이 대형화, 지능화되면서 국세청이 애를 먹고 있다.
역외탈세 등 지능적 탈세행위가 늘었고 과세쟁점이 복잡해지면서 국세청이 아무리 과세논리를 개발해 대응해도 밤낮으로 소송사건에 매달리는 대형로펌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많았다.
이에 국세청은 대형소송이 많고 소송건수가 비교적 많은 서울국세청에 송무국을 신설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국세청 징세법무국을 송무국으로 개편해 국장은 외부에 개방, 민간 조세소송 전문가를 채용해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징세법무국 수석과였던 징세과는 별도로 분리, 서울국세청장 직속의 '징세담당관'으로 확대개편한다.
송무국 인력도 강화해 서울국세청 38명, 중부국세청 11명, 대전국세청 2명의 인력을 보강하고 사무관 중심의 '팀제(3인 1팀)'로 운영한다.
중부국세청을 비롯한 부산·대전·광주·대구국세청은 징세법무국 체계를 유지하되, 소송대응 기능을 명확히 하게 위해 징세송무국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 "부가·소득세과 통합…업무 효율화" = 내년부터 EITC 수급대상에 자영업자가 포함되면서 업무량이 과도하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내년부터 일선 세무서 부가세과와 소득세과를 통합, 부가세와 소득세 업무와 더불어 근로·자녀장려세제 업무를 통합 수행하는 개인납세과로 개편한다.
국세청은 현재 남대문·파주·논산·정읍·경주·진주세무서 등 6개 세무서의 부가·소득세과 통합해 시범운영 중에 있으며 운영 과정중에서 드러난 시행착오 등의 내용을 보완해 개인납세과를 운영한단 계획이다.
국세청은 부가세와 소득세 업무가 하나로 통합되면 업무 효율화는 물론 납세자들의 편의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납세자가 부가와 소득, EITC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담당하는 직원을 일일이 찾아가는 수고를 했다면 내년부터는 직원 한 명이 납세자 한 명의 납세 관련 업무를 처리해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개인사업자가 부가세와 소득세를 체납했다면 기존에는 각 과 직원들이 각각 압류와 체납처분을 진행해 납세자는 각 과 직원들에게 일일이 소명해야 했지만 내년부터는 한 명의 직원에게만 소명을 해도 된다.
□ "성실신고 지원·납세자 이해 돕는다" = 성실신고 지원을 강화하고 납세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조직개편과 명칭 변경도 이뤄진다. 지방청의 세원분석국을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개편하고 이를 각 지방청의 선임국으로 재편해 신고 관리·지원과 사후검증 업무의 연계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등 업무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앞으로 성실납세지원국은 지방청별 세원 특성을 반영해 지방청에 맞는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납세자들이 권위적이고 딱딱하게 받아들일 뿐더러 어떤 업무를 하는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서의 명칭도 변경해 납세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본청 감찰담당관은 청렴세정담당관으로 명칭을 변경해 자발적인 청렴문화를 조성하는 기능을 명확히하고 법규과는 법령해석과, 통계기획담당관은 국세통계담당관, 역외탈세담당관은 역외탈세정보담당관, 지방청의 숨긴재산추적과는 체납자재산추적과로 명칭을 변경한다.
□ "조직 긴장감 UP!…민간 채용 확대" = '물도 고여있으면 썩는다'는 말이 있듯이 조직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외부 전문가의 채용도 확대한단 계획이다.
세무서의 납세자보호담당관 및 보호실장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무·법률전문가를 4명 채용하기로 했다. 국세청 지난달 강남·수원·대전·광주·남대구·부산진세무서 등 6개 세무서의 납보관 채용 공고를 냈으며 다음달 초중순을 전후해 인원을 확정, 근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부실과세를 방지하고 과세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청 조사심의팀에 법률전문가 11명을 채용하고 송무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경력 특채(5급)로 조세소송 관련 변호사 채용을 확대한다. 매년 10여명의 변호사 인력을 임기제(6급)로 채용할 계획이다.
정재수 국세청 창조정책담당과장은 "향후 조직개편에 따른 직원 인사와 사무실 재배치, 사무처리규정 및 업무지침 개정, 전산시스템 개편 등 내부 업무관리체계 재설계를 조기에 차질없이 완료하겠다"며 "일선 현장에서 납세자들이 세금 신고·납부 등 세무 업무를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