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구멍'으로 지적받아 온 '조세물납제'를 폐지하는 법안을 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그동안 처분하고 싶은 땅을 물납으로 '퉁'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기업들 반발? 엄살 부리는 것"
"법인세, 소득세 물납제도 의미 없어"
상속세나 법인세, 소득세 등을 낼 때 현금납부가 어려울 경우 상장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대신 납부하도록 하는 조세물납제는 그동안 기업들의 자금운용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세수구멍'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에스시피(SSCP)가 지난 해 법원에서 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받으면서 주식으로 물납했던 국세 697억원이 공중 분해되는 일이 물납제도의 폐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경기 안양 동안을)이 갑작스러운 기업 오너의 사망이나 부재로 부득이하게 상속세를 내야하는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세목에 대한 조세물납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상속세 및 증여세법,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법)들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법안이 제출되자 당장 재계 안팎에서 부정적 반응이 터져나왔다. 재계는 법인세 등에 조세물납제가 폐지될 경우, 자금부족과 주가하락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법안 발의자인 심 의원은 지난 29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의 핑계이자 엄살"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심 의원은 "기업입장에선 땅보다는 현금을 확보해야 자금운영에 좋으니 세금을 내야할 때 잘 안 팔리는 것(부동산 등)들을 처분했던 측면이 있다"며 "물납제 폐지에 자금부족을 운운하는 것은 엄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 국세통계를 보면 물납제도에서 상속세의 비중이 99%를 차지한다. 상속세의 경우 물납제를 유지할 필요성이 높지만 그러나 나머지 종부세나 소득세 등에서 조세물납은 의미가 없다"며 "또 물납해도 지가변동에 따라 국가에서 손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에서 그동안 처분하고 싶은 땅을 물납으로 '퉁'치는 경우가 있었다"며 "실제 국가가 물납으로 받은 것의 1/3 정도는 그대로 남아 땅값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럼 물납제도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에게 제출한 '비상장 주식 세금물납현황'을 보면 실제 지난 2008년부터 2013년 8월까지 비상장주식으로 받은 세금은 총 6646억원이었으나 이를 팔아 국고로 환수한 세금은 3783억원으로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상속세가 아니면 나머지 세금들은 평상시 자금 흐름 내에서 준비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납세자라면 내 세금이 언제 나올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그에 따라 자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심재철 의원 약력]
▲1958년 ▲광주 ▲광주제일고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MBC 기자 ▲제16, 17, 18, 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최고위원 ▲국회 기획재정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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