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그렉시트 영향, 위험자산 선호도 떨어져"
지난해 12월 외국인들의 자본이 주식과 채권에서 모두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12월에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상장주식을 순매도하고, 1000억원의 상장채권을 팔아치워 모두 2조원이 빠져나갔다고 8일 밝혔다.
전달 2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12월에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4분기 내내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6675억원을 순매도해 최대 순매도국으로 기록됐고, 영국(-5697억원)과 사우디(-2637억원)도 순매도 상위국에 올랐다.
반면 일본은 1884억원을 순매수하며 최대 순매수국으로 기록됐고,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도 각각 854억원과 802억원을 순매수해 상위권을 형성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상장주식 보유규모는 423조원으로 전달보다 15조5000억원이 줄었다. 10월 430조6000억원에서 11월 438조5000억원으로 7조9000억원이 늘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국가별 보유규모는 미국이 164조3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38.8%를 차지했고, 영국(37조5000억원)과 룩셈부르크(25조7000억원) 순으로 보유 규모가 컸다.
유진혁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 팀장은 "저유가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영향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져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순유출 규모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이어 "상장주식 보유규모가 크게 떨어진 것은 우리나라 증시의 하락폭이 커져 보유자산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상장채권도 1000억원 순유출되면서 4개월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국가별로는 말레이시아가 7563억원을 순유출해 최대 순유출국으로 올라섰고, 싱가포르(-3297억원)와 미국(-2459억원)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중국은 5666억원을 순투자하면서 전달에 이어 최대 순투자국을 이어갔고, 영국과 쿠웨이트도 각각 1983억원과 1750억원을 순투자했다.
12월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상장채권 보유규모는 100조4000억원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8조7000억원(18.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14조7000억원)과 룩셈부르크(12조원)가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