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소식통 인용 "7500달러 전기차 세금공제 혜택 폐지 논의돼"
IRA 전면 폐지는 어려워…세제 혜택 받는 대형 석유업계 "반대"
전기차 판매 둔화로 韓 전기차·배터리 업계 타격 불가피
테슬라 "지지"…"신흥 경쟁사 피해로 테슬라에는 오히려 혜택"
◆…지난 10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집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왼)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2024.10.05 <사진 로이터>
제47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권 인수팀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AR)의 일환으로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는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계획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 석유가스 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 해럴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 전환팀이 이 같은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제 개혁 법안의 일환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의 재원 마련을 위해 IRA 보조금 폐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중 "IRA는 친환경 사기(green new scam)"라며 사용되지 않은 자금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취임 첫날 친환경 자동차 의무와 IRA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정책 전환팀은 IRA의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부 청정에너지 정책이 자금 배분을 시작했으며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주들에서도 해당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형 석유 기업들 또한 석유산업에 유리한 세제 혜택 조항을 유지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슨모빌, 필립스 66, 옥시덴탈 페트롤륨과 같은 석유 대기업들이 이례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인 기후 법안인 IRA 폐지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초 석유 업계는 친환경 제조업을 복원하는 IRA에 반대했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지원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보수 의원들과 협력해 IRA를 전면 폐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팀은 IRA 중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하는 것이 공화당의 합의를 끌어내 더 큰 세제 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민주당의 지원 없이 예산 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통해 세제 개혁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로이터는 전기차 세액 공제가 폐지될 경우 전기차 시장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판매 둔화세가 확대될 경우 IRA 보조금 혜택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미 투자를 확대한 한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측은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신흥 전기차 경쟁사들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테슬라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머스크는 보조금 폐지가 테슬라의 판매에 약간의 타격을 줄 수 있으나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포함한 미국의 전기차 경쟁사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