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신년구상을 밝히고 있다.(사진 = 청와대)
"문건 파문은 조작"…김기춘 사퇴 주장에 "사심 없는 분"
靑 조직개편 시사, 방점은 인적쇄신 아닌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박근혜 대통령이 한 달 이상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인적쇄신 요구에 '거부'의사를 밝혔다. '문고리 권력 체제'의 유지이자, 이들 권력의 공고화라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해 검찰 수사결과를 강조하며 "말도 안 되는 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이간질", "조작", "공직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은 '경제'를 강조했지만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에 대한 입장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문은 2015년 국정운영의 핵심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후 질의응답시간에 '국정농단 의혹' 파문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 박 대통령 "'정윤회 문건' 파문 송구…비서진 교체할 이유 없다" = 박 대통령은 파문 자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며 청와대 조직개편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한 당-청 간 소통을 위한 특보단 구성이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도 촉구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사퇴에 대해 일축한 것으로 거듭 이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할 뜻을 밝혔다.
'국정농단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씨가 실세냐'는 질문에 "실세냐, 아니냐는 질문에 답할 가치도 없다. 실세가 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듭 "수 년 전에 나를 떠났다. 분명하게 말하는데 국정 근처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정농단 의혹 파문과 관련한 청와대 인적쇄신과 관련해 "(검찰이) 과학적 기법까지 총동원해서 수사한 결과, 문건 파동은 허위이며 조작이라고 밝혀졌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밝혀졌다 해도 문건이 일부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처신"이라며 "국민들께 심려 끼친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적쇄신과 관련,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사퇴주장에 대해 "사심이 정말 없는 분"이라고 재신임을 명확히 한 후, "세 비서관을 교체할 이유 없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메모하고 있다.(사진 = 청와대)
□ 인적쇄신 아닌 '경제혁신'에 맞춰진 靑 조직개편 시사 = 청와대 조직개편 내용과 관련해서는 "집권 3년차에 국정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주요부문의 특보단을 구성하려고 한다"며 당-청 등 소통 강화를 내세웠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서는 △공공, 금융, 교육, 노동 부문 개혁 △경제 역동성 회복 △내수확대 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 3년 차에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는 해로 경제활력을 되찾고 국가혁신을 위해 국력을 결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국민과 함께 희망의 2015년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을 반드시 해야한다"면서 적자규모를 강조, "그동안 국가를 위해 밤낮없이 헌신해 온 공무원들께서 나라의 기초를 만들어왔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고 공무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여야가 합의한 4월까지는 꼭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대선 공약인 반값등록금에 대해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올해 완성할 것을 약속했고, 창조경제와 FTA(자유무역경제)를 통한 '경제 역동성 회복',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 확대를 강조했다.
올해 국회에서 집중 논의될 개헌에 대해서는 "경제에 있어 '골든타임'이다. 이 때를 놓치면 큰일이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금 안 하면 안 된다"라며 '경제 살리기'를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