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은 14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2015 경제전망과 기업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고부가가치, 선택·집중으로 포트폴리오 재편해야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된 시점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EY한영은 14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2015 경제전망과 기업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세미나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권승화 EY한영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부의 신년 키워드는 구조조정, 구조개혁이었다"며 "우리 경제에 여러 가지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 경제 패러다임,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 이날 세미나에서 '2015년 경제 전망과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EY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임고문)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이션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전 부총리는 또 "바이오 기술이나 나노 기술 등을 말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신성장 동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자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노골적인 환율전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디플레이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전 부총리는 "중국이 7%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저가품 수출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 고통을 심화시킬 것이고, 일본은 약간의 가격 경쟁력을 더해주는 아베노믹스는 불가피한 선택일 뿐 국면 전환의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또 "성장이 멈춘 상황에서 유가하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이 어렵기 때문에 러시아는 디폴트에 직면할 수 있고, 산유국들은 재정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만이 유일하게 출구전략을 고민해볼 수 있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 때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과 자본의 여유를 확보했고,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스타트업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한국의 중산층 위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중산층이 은퇴 자산 대부분을 넣어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가계부채는 늘지만 소비는 위축되고, 금리 상승시 집단 디폴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최소한 중간 규모 이상의 쇼크가 도래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 전 총리는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생자승(生者勝),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시대"라며 기업의 생존을 위한 대응 방안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검토 ▲중국시장 전략 재검토 ▲지속적인 유가하락 대비 ▲증권시장과 외환시장 변동성 대비-헤지 전략 수립 ▲신용도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관성적 자금조달 전략 재검토 ▲노사 관계 안정 ▲장기적인 전략 수립-수출 위주 전력 탈피,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제시했다.
□ 한국 기업의 키워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만호 전 산은금융지주 사장(EY한영 상임고문)은 올해 한국 기업의 키워드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을 꼽았다.
윤 전 사장은 "최근 10년간 스마트폰과 조선·해양, 석유화학, 철강 등 국내 주요 수출분야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ICT와 신재생에너지, 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그 간극을 메우기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윤 전 사장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방향은 '저부가가치'에서 '고부가가치'로, 문어발식 경영인 '확장과 다양화'에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빌드(Build) 방식에서 필요한 부문을 사거나 빌려 쓰는(Buy & Borrow)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성공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서는 구글의 엑스팀(X-team), 지멘스의 PoF(Picture of Future)와 같은 미래를 내다보는 접근이 필요하며, 상시적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을 전담하는 조직을 갖추고 기업 지배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