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국세청과 벌인 4년여 동안의 법정 다툼을 끝내고 마침내 거액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아직 돌려받을 액수와 환불 이자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나, 2007년 세무조사 당시 국세청이 부과한 4121억원과 함께 국세환급가산금(환불이자)가 가산돼 국민은행 손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4121억원은 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인 9047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세청이 금융권에 부과한 법인세 추징금 중에서도 최고 액수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법정 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인 당시 "국민은행이 국민카드의 채권을 넘겨받은 것은 특수 관계자와 거래해 부당하게 조세 부담을 감소시킨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국민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2011년 4월 서울행정법원이 1심에서 국민은행 승소를 판결한 후 2012년 1월 서울고등법원도 1심과 마찬가지로 국민은행의 편을 들어줬다.
1심을 판결한 서울행정법원 측은 "국민은행이 국민카드의 채권을 넘겨받은 것은 흡수합병에 따른 포괄승계이다"고 승소 이유를 밝혔다.
채권의 권리와 의무에는 합병 전후 변화가 없는 것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서울고등법원 역시 "대손충당금을 회계장부에 기록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한 회계처리로 비난 받을 여지가 있지만 이 사건의 경우 납세자가 선택권을 행사한 것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세청과의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소송대리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관계자도 "민감한 사안이라 승소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곤란하다. 국민은행 측과 상의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