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 조세감면 1조8000억 증가, 직장인 조세감면 8000억 감소
상위 10대 대기업이 공제감면액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1일 김기준 국회 정무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대 대기업이 전체 조세감면 혜택의 46%, 상위 1000대 대기업이 7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42만개 중소기업의 조세감면액은 전체의 23%인 2조1497억원에 불과했다.
2013년 신고분, 즉 2012년 10월~2013년 9월말 결산법인 기준 전체 법인세 조세감면액은 9조3197억원이다. 이중 공제감면 상위 10대 대기업이 4조2553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조세감면액 규모는 이명박 대통령 재직 당시 MB 감세가 시행되기 전 2008년 신고분에 비해 39%(2조620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37조3068억원에서 36조7540억원으로 1.5%(5528억원) 감소했다. 따라서 법인세 대비 조세감면액 비율은 2008년 18%에서 2013년 25%로 7.4%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10대 대기업의 조세감면액은 1조8339억원 늘어나 전체 증가분의 71%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2만개 중소기업 전체의 조세감면액은 오히려 810억원 감소했다.
따라서 전체 조세감면액 중 상위 10대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6%에서 2013년 46%로 10%포인트 늘어난 반면, 42만개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비중은 33%에서 23%로 정확히 10%포인트 감소했다.
상위 10대 대기업은 전체 법인세 36조7540억원의 13%, 4조7993억원을 납부했다. 세금은 전체의 13%만을 납부하면서, 조세감면은 절반에 가까운 46%를 받은 것이다.
한편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의 조세지출 상위 20개 항목 변화를 보면, 직장인의 연말정산 4대 소득공제(보험료, 교육비, 의료비, 신용카드) 항목의 조세감면 규모는 2009년 5조9383억원에서 올해 5조1420억원으로 13.4%(7963억원) 줄어들었다.
따라서 전체 조세감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15.6%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물가는 15.4%, 명목임금은 25% 증가했다. 직장인의 4대 소득공제에 따른 조세감면액은 실제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기준의원은 "10대 대기업은 천문학적인 감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직장인은 감세 혜택은커녕 오히려 조세감면 규모가 줄어들었다"며 "MB 감세는 철저히 대기업 특혜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금을 부담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더 내는 것이 조세정의인데, 어떻게 있는 대기업은 더 깎아주면서 없는 중소기업과 중산층의 호주머니를 털어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느냐"며 "조세정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