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근절대책에도 대포통장 발급 오히려 늘어…지난해 4만5000건 발생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크게 하락했다. 사상 처음으로 1%대 예금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이에 반해 대출금리 인하폭은 미미한데다 은행들이 연체금리를 고율로 적용하면서 서민 대출자들의 불만이 폭증했다. 금융당국은 직접 연체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나섰고, 은행권은 올해 1분기까지 연체가산이율과 최대연체상환율을 낮추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포통장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각종 대책들을 쏟아냈지만 별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대포통장 발급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황영기 전 KB금융그룹 초대 회장이 선출되며 관심을 모았다.
□ 은행권 연체이자 일제히 인하…최대 5% 내리기로 = 국내 은행들이 대출 연체 시 붙는 연체가산이율과 최대연체상환율을 각각 1%포인트 내외와 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 연체금리 조정계획안을 확정하고, 은행별 전산개발 일정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연체금리 인하조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제주은행, 전북은행, 농협,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씨티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4개 은행은 연체구간별로 연체가산이율을 1%포인트 내외로 인하한다.
최대연체상환율의 경우 가장 높은 연체상환율을 적용하고 있던 SC은행이 최대 5%포인트 인하를 계획 중이고, 국민은행도 3%포인트 인하를 추진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산업은행은 2%포인트, 씨티은행과 대구은행, 수협은 1%포인트 내외로 인하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부산은행, 제주은행은 이달 중 연체금리를 인하하고 신한은행과 씨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농협은 2월 중 인하할 계획이다. SC은행과 외환은행, 하나은행, 경남은행, 전북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수협은 1분기 중 연체금리 인하조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 대포통장 근절 대책 효과 '無'…농협·우체국 줄자 되레 은행권 늘어 =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포통장은 줄기는커녕 큰 폭으로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싱사기 관련 대포통장은 4만5000여개가 개설됐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16.3%가 증가한 수치이다.
최근 3년간 대포통장 발생 건수(피싱사기 기준)는 2012년 3만3496건에서 2013년 3만8437건(14.7%↑), 지난해 4만4705건(16.3%)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은행권에서 대포통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 후 은행권 발생 비중이 줄어든 반면 농협이나 우체국, 증권사 등 비은행권 발급 비중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농협과 우체국, 증권사 등에 대한 지도와 감독이 강화된 이후에는 은행권으로 다시 회귀했다. 대포통장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금융사로 발생 비중이 옮겨가는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대포통장 중 은행권 비중은 2013년 41.7%에서 2014년 하반기 60.9%로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의심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신규 개설보다 기존 통장 활용이 증가해 대형은행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체 시중은행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그 중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이 점포와 계좌수가 많아 대포통장 발생 증가폭이 컸다"고 덧붙였다.
□ 3대 금투협 회장에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선출 =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참석 회원사 중 50.69%의 지지를 받았다.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 3명의 후보가 나오면서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황 신임 회장이 1차 투표에 과반의 찬성을 획득해 선출됐다.
황 신임 회장은 당선 직후 "금융투자업계가 당면한 엄혹한 현실을 타파하려면 대외 협상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회원사들에게 말씀드렸다"며 "이같은 차별성이 통해 표심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자본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국민이 부를 축적하며 국민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금융투자산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4일부터 2018년 2월 3일까지, 3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