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따뜻하고 자랑스런 로펌 만들어 갈 것" = 한위수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최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태평양을 이끌어갈 비전과 각오를 밝혔다. 그는 "고객에 대하여는 최고의 법률서비스를, 사회에 대해서는 공익활동을 통한 공헌을, 내부적으로는 건강하고 따뜻한 로펌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용진 기자)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12월 대표변호사를 새롭게 선출하고 변화하는 법률시장에 최적화된 대응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태평양은 업무집행대표변호사로 김성진 변호사, 대표변호사로 한위수, 이근병 변호사를 각각 선출했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법률시장은 변호사 수가 2만명에 육박하는 무한경쟁 시장이 됐다. 2017년 국내 법률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외국 변호사들까지 경쟁에 합류하게 된다.
이는 국적이나 출신 지역보다 어느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느냐가 변호사 선임의 잣대가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되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9일 치러진 대한변협회장 선거에서도 일거리와 일자리가 모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 될 정도였다.
조세일보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대표변호사로 선출돼 올해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한위수 대표변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법률시장에서 태평양이 어떤 비전과 전략으로 이를 헤쳐 나갈지 들어봤다.
대담: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
정리: 염재중 기자 사진: 김용진 기자
☞ 먼저 고객에 최고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사회에 대해서는 공익활동 등 다양한 방면의 공헌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건강하고 따뜻하고 자랑스런 로펌'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Q. 태평양의 구성원과 규모가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 현재 구성원은 960명이 조금 넘는다. 로펌으로 따지면 김앤장에 이어 2위 규모로 알고 있다.
Q. 태평양을 선택했던 기업과 고객들이 다른 로펌에 비해 강점으로 생각하는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다. 하나는 저희들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의 질이 매우 우수하고, 고객과의 의사소통에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두 번째는 비용에 비해 법률서비스의 품질이 좋다는 점이다.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Q. 대표가 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 대표가 된 후 가장 달라진 점은.
☞ 그 전에는 조세행정의 책임자인 부문장을 맡았다. 대표를 맡고는 법인 전체를 책임져야하니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
Q. 법률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를 헤쳐 갈 비전이 있다면 말씀해달라.☞ 먼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태평양은 언제나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최고의 인재를 양성해 오고 있다고 자부한다. 입법컨설팅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해오고 있다.
전문화와 새로운 분야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 우리 법인의 기본전략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Q. 태평양은 조세소송 분야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 행정·조세 그룹내 조세 1팀, 2팀, 행정팀이 있다. 국내변호사가 30명이 넘고, 외국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등을 포함해 전문가만 약 70여명이다.
최근에는 조세·형사사건이 많아져서, 필요할 경우 형사팀과 함께 공동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로펌은 전문화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태평양은 전문화를 통해 일찍부터 조세 분야를 특화해 왔다.
Q. 최근의 조세소송에서 두드러진 변화나 흐름이 있다면.
☞ 완전포괄증여 과세와 관련한 조세소송 증가, 조세포탈 등에 대한 범칙조사의 강화로 조세·형사소송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점을 큰 변화로 들 수 있다.
또 부과세액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조세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증가와 더불어 기업인수·합병 등과 관련한 국세청의 과세사례 증가 등이 주된 요인이다.
국세청의 역외탈세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로 인한 국제조세 분쟁 증가, 서울지방국세청의 송무국 신설 등 국세청의 조세소송 대응 강화 등도 큰 변화로 볼 수 있겠다. 관세쪽은 FTA 확산으로 종래 품목분류나 과세가격 산정 중심에서 원산지검증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고 할 수 있다.
Q. 국세청이 대형 로펌들에 잇달아 패소하자 송무국을 강화해 대응하고 있는데 태평양에서는 어떤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 태평양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조세전문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등을 50여명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법원 내 조세소송분야에서 최고실력자로 자타가 인정하는 송우철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와 조일영 변호사(전 대법원 조세조 조장 재판연구관)가 조세그룹에 합류했다. 이로써 국세청의 소송대응 강화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조세전문가를 추가 확보해 고객에게 조세소송은 물론 최고의 조세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세그룹을 만들어 가겠다.
국세청의 송무업무 강화는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세청에 조세 소송 전문가가 있는 게 오히려 바람직한 부분도 있다. 법무법인 입장에서는 국세청이 관련 업무를 강화하니까 새로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기보다는 법원을 어떻게 설득하고, 전문지식을 강화해 대응할 것인지가 문제다.
Q. 태평양은 재단법인 동천을 통해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 태평양은 2012년 대한변호사협회가 수여한 제1회 변호사공익대상 단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재단법인 동천은 작년 연말 국가인권위원회가 수여하는 대한민국인권상 단체 표창을 수상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태평양과 동천은 기존의 공익활동 뿐만 아니라 공익법 생태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공익법률지원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많은 변호사들이 공익법률지원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우리 사회의 주요 공익법 이슈들을 법이론적으로 정립하는 공익법 총서를 시리즈로 발간할 계획이며, 나아가 농촌봉사활동 및 자선음악회, 공모전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굴해 진행할 계획이다.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에서 새내기 변호사들이 태평양의 이런 공익 활동이 인상적이어서 태평양에 지원하게 됐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Q.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활동 내용에 대해 듣고싶다.
☞ 인권에 관한 법령·제도·정책·관행 및 그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관한 권고 또는 의견의 표명, 인권침해행위 및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와 구제가 주요 임무다. 피해자의 진정에 의한 사건이 대부분이고, 중요사항에 대하여는 직권으로 조사해 관계기관에 시정권고 등을 하기도 한다.
Q.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판례가 있다면.
☞ 사건의 크기로는 1000억대가 넘는 휴대폰보조금 관련 부가가치세 사건에서 1심 승소한 건이 대표적이고 아직 대법원에서 진행중이다.
보람을 느낀 사건은 새로운 법리를 개발해 승소한 사건이다. 종래 기부채납조건부 부동산 취득에 대하여는 취득세가 비과세된 반면 기부채납 조건부 부동산을 보유한 법인의 과점주주가 되는 경우에는 이른바 간주취득세가 부과돼 왔는데, 이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되어 간주취득세도 비과세된다는 새로운 법리를 개발해 승소했고,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건이다.
제가 변호사로서 대법원에서 새로운 판례를 받아낸 최초의 사건으로 늘 기억에 남는다.
Q. 지난 16일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아쉽게도 다른 분이 최종 후보로 낙점됐지만, 언제든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을텐데 소감 한 말씀 해 달라.
☞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것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더 정진하겠다.
[Inside Interview] - 사람의 香
"사무사(思無邪), 늘 마음에 새긴 글귀"
"다시 태어나도 법조인으로 살 것 같다"
◆…지난 2012년 법원서예전에 출품한 작품 앞에서
한위수 변호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린 시절 막연히 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는 그는 결국 법대를 선택했고, 개인적으로도 판사나 변호사가 성격에 잘 맞는다고 느낀단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법조인으로 살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천상 법조인이다.
법원에서의 생활만 25년을 보내고 법무법인 태평양에 합류한 지 7년이 돼 간다는 그는 "태평양이 한국의 대표적인 로펌 가운데 하나인데, 태평양을 통해 우리나라 전체 법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고, 대한민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7년간 나름대로 바쁜 생활을 보냈다. 가정을 완전히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가족들의 불만이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못챙긴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해준 가족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할 따름이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마음에 새기고 있는 글귀를 소개해 달라는 말에 "논어 위정편에 '사무사(思無邪)'라는 글이 있는데, 풀이하자면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법조인으로서 업무를 함에 있어서나 개인적인 행동에 있어서나 늘 새길만한 품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굴까.
이 물음에 "초임 판사 시절 모신 첫 부장 판사인 이건웅 선배는 판결문 쓰는 방법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판사의 기본을 갖추게 해주셨다. 한편, 헌법재판소 연구부장으로 있을 때 당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에게서 헌법재판의 최고수장으로서의 통찰력이나, 경륜, 인품 등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쉬는 시간이면 가끔 친구, 동료들과 골프를 치기도 하고, 영화를 보거나, 가까운 산행을 즐기기도 한다고.
또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서예와 인연을 맺어 10여년간 틈틈히 서예를 하고 있다며, "서예를 하는 동안은 마음이 차분해지고, 깨끗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밝히면서 서예가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있다고 운을 뗀 뒤, "판사 시절 주심으로 있을 때 사형을 선고한 사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재판장이 아닌 주심으로 참여했지만, 그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사람 중 한명이다. 인간적으로 상당히 괴로웠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약력]
▲1979년 제21회 사법시험 합격 ▲1980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83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석사) ▲1990년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Law School 졸업(LL.M.,) ▲1985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1996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7년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1999년 사법연수원 교수 ▲2001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2002년 헌법재판소 연구부 부장 ▲2004년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 ▲2005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2008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2009년 제5대 한국언론법학회 회장 ▲2009년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비상임위원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2015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현) .banner_box_wrap{display:n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