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경선, 친박 대 비박 '박빙 승부'

'이주영-홍문종' VS '유승민-원유철'

닷새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비박 대 친박' 구도의 양자대결로 확정됐다.

앞서 4선의 이주영 의원과 3선인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에 나선 가운데, 28일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 홍문종(3선.경기 의정부시을), 원유철(4선.경기 평택시갑) 의원이 각각 출마를 결심하면서 계파 간 승부가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그동안 이, 유 의원은 'PK(부산·경남) 대 TK(대구·경북)'의 승부에 수도권 정책위의장을 모시기(?) 위해 애를 써왔다. 경기도 지역구를 가진 홍, 원 의원의 합류가 확정되면서 지역적 안배를 이뤄냈다.

양측 모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지만 그 해법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주영-홍문종' 후보는 박근혜정부의 뒷받침을, '유승민-원유철' 후보는 '당·정·청 간 수평관계'를 내세우고 있다. 

□ 이주영-홍문종 "朴정부 조롱거리 삼지 않을 것" =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면서 친박으로 분류된 이 의원과 러닝메이트가 된 홍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전 지도부인 황우여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부대라고 할 정도로 정부정책과 발언 등에 힘을 실어왔던 홍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가세하면서 친박계의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여의도와 청와대를 잇는 다리를 불사르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며 "박근혜정부의 치어리더임을 자임하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특히 그는 원내대표 후보인 유 의원이 당·정·청 간의 수평적 관계를 밝히고 최근 김무성 대표 등이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는 것을 의식한 듯 "가족 간의 손가락질로 저잣거리의 웃음을 사는 새누리당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기엔 시간도 없고 국민들도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 스스로 내 탓이라고 고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쓴소리보다 '되는 소리'에, 손가락질보다 서로 어루만짐에, 청와대와 여의도가 이 모든 것을 공동책임지고 하나가 되어야 돌파한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나라사랑이 필수이듯 당원과 국회의원들의 새누리당 사랑과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한 노력은 필수사항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개인의 정치적 성공과 미래를 위해 당을 디딤돌로 삼거나 박근혜정부를 조롱거리로 삼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비박계를 겨냥했다.

□ 유승민-원유철 "당·정·청 관계 중심 잡고 제 역할" = 대표적인 비박계인 원 의원도 이날 오후 원내대표 후보인 유 의원과 함께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원조 친박'(元朴)이지만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멀어진 친박'(遠朴)이 된 유 의원과 러닝메이트가 됨에 따라 비박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 의원은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낸 바 있어 상대적으로 비박계가 많은 수도권 의원들의 지지가 점쳐진다.

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심의 바다 한가운데 있는 당이 중심에 서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정·청 관계의 중심을 잡고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의원들은 계파 모임이 아닌 민생의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유철과 유승민, 유승민과 원유철의 조합!!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원하는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며 "20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권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수도권의 민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 의원은 최근 연말정산 대란과 '서민증세' 논란에 급격히 민심이 이반된 것을 지적하며 "당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들이 국민 여러분들께 혼선과 혼란을 드리지 않도록 당·정 협의를 정례화하겠다. 당․정․청이 삼위일체가 되어 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고, 민심과 함께 하는 강한 추동력을 가진 정책을 만들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후보보다 국회 선수가 높은 것과 관련해 원 의원은 "지금 선수나 계파를 따질 한가로운 상황이 아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당면과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