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년 IFRS4 2단계가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바뀌는 보험 회계처리기준이 투자자에게 어떤 순기능과 역기능을 할 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KAI)는 28일 'IFRS4 보험 회계처리기준 2단계 도입과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IFRS4 2단계 도입이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의 공정가치 평가, 보험계약에 대한 의무와 장래이익 표시, 서비스 제공 시점에 보험수익 인식, 원천별 이익 정보 상세 제공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행 보험 회계기준에 따르면 BS(대차대조표)보다 PL(손익계산서)이 주요 재무제표로 인식되고 있고, 손익변동성 최소화와 당기이익이 중요시된다. 하지만 2단계가 도입이 되면 BS가 실질적인 재무제표가 되고 자산에 부채가 포함돼 가치가 평가된다.
부채는 현금 흐름, 할인율, 위험 조정, 계약 서비스 마진 등 부채요소별 부채 측정으로 현행의 계약이행의무자와 장래이익이 함께 표시된다. 예를 들어 보험료를 총 1000이라고 가정해보자. 이중 계약 서비스 마진(150)은 보험계약의 장래이익으로 전환되고, 위험조정분(50)과 최적추정부채(800)는 계약이행의무(원가)로 추정된다.
IFRS4 도입 시, 현행 기준과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서비스 제공 시점에 보험수익이 인정된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험료 수취일에 저축·보장·사업 비용을 포함한 현금이 수익으로 집계된다. 이런 회계처리기준 하에서 비용은 사고 발생일 혹은 비용 발생일을 기준으로 인식돼 매출이 보험 원가를 결정하는 역순환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IFRS4 보험회계 2단계 도입은 투자자에게 다양한 순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보험업종에서는 투자와 회계의 시각이 일치될 것으로 보인다. 신승현 하나대투증권 보험담당 연구원은 "기존 보험회계는 자산부분과 달리 보험부채를 역사적 원가로 표시해 실질가치와 회계상 가치(순자산)의 괴리가 발생했다"며 "도입될 2단계에서는 이런 괴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처리 기준이 통일되면 보험사 간 투자 비교 가능성이 커져 대규모 투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그 동안 보험사들은 제각각의 회계처리 기준을 사용해 보험사 간 재무정보 등의 비교 가능성이 낮았다. 때문에 주가를 비롯해 기업가치 평가지표 활용은 비효율적이었다. 일원화된 회계처리기준은 객관적인 비교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보유계약가치가 서비스 마진 형태로 명시적으로 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의무가 명확히 표시되는 은행과 다르게 보험사는 보유계약가치의 정확한 의무 산정이 불가능했다.
특히 향후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는 배당가능이익의 현재가치인 보유계약가치를 가치 산정에 포함시켜야 할지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신 연구원은 "이번 2단계 회계기준에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보유계약가치가 명시적으로 포함되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예측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사고 발생일 및 비용 발생일에 수익과 비용이 함께 인식된다. 또 IFRS4 2단계는 원천별 이익 정보가 상세하게 가입자에게 제공된다. 기존의 회계처리기준에서는 보험료 수입, 자산 투자이익이 수익으로 잡혔고, 보험금 및 사업비와 준비금 전입이 비용으로 계산돼 원천별 이익 정보를 알기 힘들었다.
또한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영업이익은 크게 보험이익과 투자이익으로 분리된다. 다시 보험이익에는 계약 서비스 마진 상각, 위험 조정 상각, 예상보험금 및 예상사업비가 수익으로, 실제보험금 및 실제사업비가 비용에 포함된다. 투자 이익에는 자산 투자이익과 보험부채 이자비용이 계상된다.
한편, 회계처리 기준이 바뀌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의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역기능도 우려된다. 2단계 보험회계의 도입시점에 큰 폭의 재무수치 변동이 발생하고, 손익과 자본의 변동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이유이다. 또 손익의 귀속시점 역시 바뀌어 투자 의사결정의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